노인 전철 무료승차제를 어떻게....

출퇴근 시간대, 50% 요금 부담으로 함께 타는 전철

by 김정선

노인, 청년을 배려하다: 출퇴근시간대 50% 요금 부담으로 함께 타는 전철



김정선 서울시 전문서기관

*『높이 오르지 않아도 꿈꿀 수 있는 이유』(2025.1., 북랩)의 저자

들어가면서....

우리 사회는 세계에서 유례없는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2024년 기준,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전체의 20%를 넘어서서, 초고령사회로 진입하였다.


이에 따라 고령자 복지제도의 지속 가능성과 실효성을 점검하는 논의가 각계에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논쟁 중 하나가 바로 '노인 지하철 무료승차' 제도이다. 1984년 도입된 이 제도는 고령층의 이동권 보장과 사회참여를 촉진하기 위한 복지정책으로, 만 65세 이상 고령자에게 수도권 전철 무임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노인 전철 무료승차제의 명암

실제로 이 제도는 고령자의 사회적 고립을 줄이고 병원 진료, 문화활동, 자원봉사 참여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그러나 기대수명은 늘고 은퇴 연령은 높아지는 현실 속에서, 이 제도가 더 이상 '65세=고령자'라는 고정 관념만으로 유지되기에는 운영 부담이 커지고 있다.


글쓴이는 저서에서 “노인 전철 무임승차”는 노인들의 “해방구”요, 가족들의 “행복구”라고 지칭한 바 있다. 그리고 전철은 승객이 많으나 적으나 정해진 노선에 따라 운행해야 한다. 이러한 전철의 특징을 잘 반영한 노인 무임승차 정책을 재정립하면 좋을 것 같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무료승차로 인한 연간 손실은 3천억 원을 넘으며, 수도권 전체로 확장하면 약 6천억 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특히 혼잡 시간대 고령자 이용이 증가하면서 일반 시민과의 충돌, 좌석 부족, 혼잡도 가중 등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합리적 절충안 : 혼잡시간대 요금 일부 부담

→ 노인, 청년을 배려하다


이에 따라 '혼잡 시간대에는 노인도 일부 요금을 부담하자'는 절충안이 사회적 해법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 방안은 단순히 재정 절감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세대 간 형평성과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위한 조정이다.

구체적으로는 오전 7시~9시, 오후 5시~7시 사이의 혼잡 시간대에만 기존 무임제 대신 50% 정도의 요금을 부담하도록 하고, 나머지 시간대에는 무료 승차를 유지하는 방식이다.


교통카드 시스템(T-money 등)은 이미 시간·대상별 감면 기능이 가능하기 때문에 기술적으로는 구현에 큰 무리가 없다고 한다. 현재 장애인, 유공자 감면과 유사한 구조를 적용하면 되기 때문이다.


� 혼잡 시간대 50% 요금 부담 방식: 기술과 현실의 조화

현재 논의되고 있는 혼잡 시간대 노인 요금 부담 방안은, 출퇴근 시간에만 일부 요금을 부과하고, 그 외 시간에는 기존처럼 무료승차를 유지하는 방식이다. 많은 시민이 우려하는 것과 달리, 이 제도는 노인이 교통카드를 두 개나 들고 다니거나 복잡한 신청 절차를 거칠 필요가 전혀 없다.


이미 노인 무료 교통카드에는 사용자의 생년월일 등 자격 정보가 저장되어 있고, 개찰기 역시 탑승 시각을 정확히 인식할 수 있다. 여기에 시간대별 감면율 설정 기능만 추가하면, 같은 카드로도 혼잡 시간대에는 자동으로 50% 할인 요금이 부과되고, 비혼잡 시간대에는 기존처럼 전액 면제 처리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평일 오전 7시에서 9시 사이에 지하철을 탑승하면, 해당 시간대임을 인식한 단말기가 자동으로 ‘혼잡 감면 요금’(예: 기본요금의 50%) 만큼을 부과하고, 이 요금은 후불 정산 방식으로 처리될 수 있다. 즉, 매달 일정 시점에 이용 내역에 따른 청구서가 발송되거나, 등록된 계좌에서 자동 이체되는 방식이다.


이와 같은 후불 요금 방식은 이미 일반 시민의 신용카드 교통 사용, 국가유공자나 장애인 감면 정산, 청소년 할인 요금제 등 다양한 영역에서 성공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또한 T-money 플랫폼은 이러한 시간·거리·대상 조건을 결합한 요금 정산 체계를 이미 구현하고 있어, 새로운 인프라 투자가 필요한 것도 아니라고 한다.


이처럼 카드는 하나, 요금은 시간대별 차등, 정산은 후불로, 고령층의 불편은 최소화하면서도 지하철 재정과 혼잡 완화라는 정책 목표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 이미 기술적으로도 준비되어 있는 셈이다.


해외도시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해외 사례에서도 이런 제도가 일반적이다. 예를 들어 영국 런던의 'Freedom Pass'는 평일 오전 9시 이전에는 사용이 제한된다.


독일 베를린은 고령자 할인은 유지하되, 출퇴근 시간에는 정가 요금을 내야 하며, 일본 도쿄도 일부 지자체에서 혼잡 시간에는 고령자 감면을 적용하지 않는다.


*자세한 해외 사례는 첨부자료 참고


이처럼 시간대별 요금 차등제는 고령층의 이동권을 보장하면서도 공공교통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이 난제를 우리는 어떻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제도 도입에는 여전히 넘어야 할 장벽이 존재한다. 정치적으로 노인층의 반발 우려가 있고, 무료승차 자체를 노인 복지의 상징으로 여기는 정서도 강하다.


그러나 전면 유료화가 아닌 '혼잡 시간대 일부 부담'이라는 절충안은 고령층의 이동권은 보장하면서도, 지하철의 재정 건전성과 운영 효율성을 동시에 꾀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이다.


고령사회가 지속되는 한, 노인 복지정책은 시대 변화에 맞게 조정되어야 한다. 이동권은 보장하되, 공동체 전체의 지속 가능성도 함께 고려하는 균형 잡힌 제도가 필요하다. 지금은 그 절충점을 찾기 위한 사회적 대화를 본격화할 시점이다.

*이 글은 글쓴이의 저서 『높이 오르지 않아도 꿈꿀 수 있는 이유』(2025.1. 북랩出)의 내용을 문제의식을 가지고 재구성하였습니다.




* 참고자료 : 해외의 고령자 교통 혜택의 절충 모델들

해외 주요 도시들도 고령자의 이동권을 보장하면서도 대중교통 시스템의 지속 가능성을 고려해 다양한 방식의 감면 정책을 운용하고 있다. 특히 시간대별 차등 감면은 이미 국제적으로 일반화된 제도로, 우리에게도 유용한 참고 사례를 제공한다.


먼저 영국 런던의 ‘Freedom Pass’는 대표적인 고령자 교통복지제도이다. 만 60세 이상(노선에 따라 65세 기준 적용) 시민에게 발급되며, 런던 전역의 지하철, 버스, DLR, Overground 등을 무임으로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 패스는 평일 오전 4시 30분부터 9시까지는 사용이 제한된다. 이는 출근 시간대의 과도한 혼잡을 줄이기 위한 조치이며, 고령층에게는 혼잡 시간대 외의 전면 무임, 나머지 시간대에는 자기부담 원칙이 적용된다. 런던 교통공사(TfL)는 이 제도를 통해 교통 인프라 부담을 분산시키고 있다.

독일 베를린의 경우에는 ‘VBB Abo 65plus’라는 이름의 월정액 정기권을 운영하고 있다. 65세 이상 고령자는 약 62.70유로(2024년 기준)를 지불하면 베를린과 브란덴부르크 주 대부분의 대중교통을 24시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 제도는 무임보다는 저렴한 정기 요금제를 통해 자율적 기여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다만 베를린시 일부 요금 정책에는 관광객이나 단기 방문자 대상권의 경우 혼잡 시간대 이용 자제를 권장하기도 하며, 고령자 요금 감면은 혼잡 시간대에도 정가 적용이 원칙이다. ‘무조건 무임’이 아니라 ‘일정한 재정 기여를 담보하는 할인제’인 셈이다.


한편 일본 도쿄는 전국적으로 일관된 제도보다는 지자체별로 고령자 교통감면을 운영하는 구조다. 예를 들어 도쿄도 일부 구에서는 만 70세 이상 고령자에게 ‘실버 패스’를 발급하여, 도쿄 메트로와 도영 지하철, 시내 버스 등을 연간 20,510엔(저소득층은 1,000엔)에 무제한 이용할 수 있게 한다. 그러나 이 실버 패스 역시 혼잡 시간대 사용을 자제하거나 제한하는 구역이 존재하며, 사전에 지정된 노선 외에는 이용이 제한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일부 지자체는 오전 10시 이후만 사용 가능한 조건부 할인카드를 발급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에서 논의되는 ‘혼잡 시간대 부분 부담’과 유사한 맥락이다.


이처럼 세계 주요 도시들은 모두 고령자의 이동권을 존중하면서도, 혼잡 시간대 제한 또는 감면 방식 다양화를 통해 공공교통의 수송 효율성과 재정 건전성 사이의 절충점을 찾고 있다.


단순한 무임이 아니라, 시간·장소·조건에 따라 조정되는 방식은 한국에서도 기술적으로 충분히 도입 가능하며, 사회적 합의만 있다면 실현 가능한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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