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주민센터에는 감수성이 많은 50대가 필요하다

자영업자 특별채용제와 기본사회의 공공역할 제안

by 김정선


김정선 (서울시 전문서기관)

*“높이 오르지 않아도 꿈꿀 수 있는 이유(2025.1., 북랩 出)”의 저자


동주민센터에는 감수성 많은 50대가 필요하다


과거의 기억으로부터....

나는 오래전 서울시 공무원채용 면접위원으로 참여한 적이 있다.
그날 기억에 남는 한 사람이 있었다.
50대 초반, 한때 자영업을 하다 폐업하고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해 어렵게 면접까지 온 분이었다.
면접위원 중 한 명이 말했다.
“이분이야말로 동주민센터에 꼭 필요한 분 아닐까요?”

그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수십 년 자영업을 하며 사람과 돈, 고생과 실패를 모두 겪어본 사람이 이제는 복지 창구의 일선에서 기초생활수급자나 노인분들을 더 따뜻하게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

지금 동주민센터에 필요한 사람은 누구인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공무원 인상은 이렇다:
젊고 똑똑하고 열정 있는 청년.
좋은 대학 나와 시험을 통과한 실력자.
서류 잘 쓰고 민원 처리 잘하고, 보고 잘 올리는 사람.

하지만 지금 동주민센터 최일선에 필요한 건 ‘사람 냄새 나는 행정’이다.
노인, 장애인, 기초생활수급자, 고독사 위기에 놓인 1인 가구…
이들이 처음으로 마주치는 국가의 얼굴은 동주민센터 공무원이다.

그렇다면,
이런 분들을 대할 때 진심을 전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자영업자 특별채용제’ 도입을 제안한다


지금의 한국 사회는 과잉 자영업 문제를 안고 있다.
창업은 많지만 폐업도 많고, 코로나 이후에는 더 많은 자영업자들이 생계의 벼랑에 서 있다.

그중 일부는 사회적 보호도 받지 못한 채 고립되며, 다시 설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들에게 ‘공직에서의 전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 50세 이상, 일정 기간 이상 자영업 운영 경험자
- 사회복지, 대민 행정, 생활민원에 적합한 경력과 자세 보유자
- 기존 공채와 병행하여 특별 채용트랙 운영

이를 통해 기대할 수 있는 사회적 효과는 다음과 같다:

- 공직 내 다양성 확대
- 복지 대상자와의 공감 능력 강화
- 자영업 과잉 구조 해소
- 사회적 통합 기여
- 정년연장 요구 완화

청년 채용과의 상충 없이, 상호보완적으로

정년 연장은 청년 채용을 저해할 수 있다.
그러나 자영업자 출신의 중장년층을 공공업무에 전환 배치하는 건 정년연장과는 다르다.
청년이 맡기 어려운 정서적 업무, 생활밀착형 복지에 그들의 경험이 큰 힘이 될 수 있다.

공직은 시험 점수로만 뽑아서는 안 된다.
감수성, 경험에서 우러난 공감력, 공동체에 대한 책임감이 진짜 자격이다.


AI 시대의 노동 전환기, 공공부문의 새로운 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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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초고도화된 AI 사회로 진입 중이다.
로봇과 AI매니저가 인간의 업무를 대체하며, 수많은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다.

그 속에서 공공부문은 새로운 책무를 가져야 한다.
“잉여인간”이라 불릴 수도 있는 다수의 실직자들을 보호하고, 사회적 충격을 완화하는 일.

영국 산업혁명 당시, 노동자들이 기계를 부순 ‘러다이트 운동(Luddite Movement)’처럼 지금은 “디지털 러다이트“와 같은 두려움이 인간들을 조용하게 움추려 들게 하는 중이다.

이 과도기를 지나기 위해선,
- AI와 휴머노이드 발전을 장려하면서도
- 탈락한 인간들을 위한 *임시적이고 보호적인 일자리*를 공공이 제공해야 한다.

"기본사회"와 공공역할의 재정의

그래서 등장한 개념이 “기본사회“일 것이다.
상위 10% 또는 1%가 창출하는 가치를 로봇세·AI세 등을 통해 재분배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존엄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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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부문은 이 기본사회에서 "교량역할"을 해야 한다.


새로운 일자리에 적응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그럼에도 적응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것.

이게 공공의 사명이고,
그 시작이 바로 *자영업자 특별채용제* 같은 작은 전환이다.

정부와 지자체, 공기업 모두가 이 과제를 고민하고
실험해야 민간에도 확산된다.


마무리: 공직은 사람을 위한 자리다


공직은 능력의 자리이자, 사람을 위한 자리다.
시험보다 중요한 자격은, *삶의 깊이*일 수 있다.

그리고 AI 시대에 인간다움을 지킨다는 것은,
공공이 가장 먼저 인간을 대하는 방식에서 시작된다.

“기본사회란 인간이 존엄을 지닌 잉여로 살아갈 수 있는 사회일 것이다.

그 사회를 여는 문은, 공공이 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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