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타고(Go), 지속하고(Go)!

by 김정선

준공영제의 한계와 AI시대 서울시내버스의 미래전략


들어가며 : 2026년 1월 버스파업, 준공영제의 취약성 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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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월, 서울시내버스 노동조합의 파업은 단순한 노사 갈등을 넘어, 서울시 버스 준공영제가 안고 있는 구조적 한계를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엄동의 추위! 이틀간의 시내버스 운행 차질로 인한 시민 불편은 매우 컸고, 그 이면에서 드러난 문제는 결코 간단하지 않았다. 이번 임금·단체협약의 핵심 내용은 임금 2.9% 인상과 정년의 65세까지 점진적 연장이었다. 표면적으로 보면 공무원 보수 인상률과 유사한 수준의 ‘절제된 타결’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준공영제라는 구조를 고려하면, 이 결정은 서울시 재정에 매년 누적되는 추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서울시내버스 표준운송원가에서 운전직이 차지하는 비중은 65%를 상회한다. 이 구조에서 임금 인상이 반복되면, 그 비용은 버스회사나 노동자가 아닌 서울시 재정과 시민 부담으로 이전된다.


정확한 산출이 아니더라도, 임금 2.9% 인상과 정년 연장에 따른 인력 유지 비용이 연간 수백억 원 규모의 추가 재정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시민들은 요금인상으로 인한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이 구조는 과연 지속 가능한가.


1. 준공영제의 구조적 특성과 도덕적 해이의 위험

서울시내버스 준공영제의 핵심 구조는 명확하다.
운송수입금과 실제 운송비용 사이의 차이, 즉 운송적자는 서울시가 재정으로 보전한다는 것이다.

이 구조는 시민에게 안정적인 교통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기여해 왔다. 그러나 동시에, 잘 설계되지 않으면 도덕적 해이의 토양이 되기 쉽다.


버스회사는 적자 부담을 직접 지지 않기에 경영 합리화의 유인이 약화될 수 있고, 노동자는 임금과 처우 개선을 요구하면서도 그 비용을 시민이 부담한다는 구조적 인식에서 멀어질 수 있으며,

서울시는 갈등을 피하기 위해 단기적 타협을 반복하면서 재정 부담을 미래로 이월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노사 모두가 “어차피 서울시가 메운다”는 전제 아래 움직이게 되면, 비용 절감·서비스 혁신·운영 효율화에 대한 동기는 점점 희석된다.
준공영제의 장점이 제도의 안정성이라면, 그 그림자는 책임의 분산과 무력화다.


2. 시민이 빠진 협의 구조의 한계

준공영제하에서 가장 역설적인 존재는 시민이다.
버스 서비스의 최종 이용자이자, 재정 지원의 실질적 부담 주체임에도 불구하고, 임금 인상이나 정년 연장과 같은 핵심 결정 과정에서 시민은 거의 배제되어 있다.


이번 협상 역시 형식적으로는 버스조합, 노동조합 간의 협의로 이루어졌고, 시민은 결과를 통보받는 위치에 머물렀다. 그러나 하루 평균 거의 5백만 명이 이용하는 대중교통의 안전과 지속 가능성은 노사 간 이해관계만으로 판단할 사안이 아니다.


특히 운수종사자의 정년 연장은 단순한 고용 문제가 아니라, 시민의 안전, 서비스 품질, 재정 지속성과 직결된 공공정책의 영역이다.

준공영제라는 이름이 유지되는 한, 이 제도는 ‘노사 합의의 산물’이 아니라 시민이 참여하는 공공 거버넌스로 재구성되어야 한다.


3. 비용 논쟁을 넘어 구조 전환의 논의로

지금까지의 논의는 대부분 “얼마를 올릴 것인가”, “누가 더 부담할 것인가”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반복되는 파업과 재정 부담 증가는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요구한다.

이 구조 자체를 바꾸지 않고, 과연 갈등을 끝낼 수 있는가.


운영 주체가 분산된 다수의 버스회사, 중복된 정비·관리 체계, 개별 회사 단위의 비효율은 이미 오래전부터 지적되어 왔다.

공동배차, 공동정비, 통합 운영 시스템, 자율적 구조조정과 같은 운영 구조 개선 논의 없이 인건비만 조정하는 방식은 한계가 분명하다.


4. AI 시대, 준비 없는 행정이 더 큰 실패를 만든다

앞으로 10년, 20년 후의 대중교통은 지금과 같지 않을 것이다. 자율주행 기술, 운전자 지원 시스템, 자동화 기반 운영은 점진적으로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특정 직종을 배제하자는 주장이 아니다.
오히려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기술 변화는 통제되지 않은 형태로 도입될 수밖에 없다는 경고에 가깝다.

사람의 피로와 휴먼에러에 의존하는 구조를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 기술을 통해 안전과 서비스 품질을 어떻게 높일 것인지에 대한 중장기 전략 논의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5. 행정실패학적 교훈 ― 시민 없는 공공정책은 지속되지 않는다

이번 시내버스 파업은 특정 집단의 책임으로 환원될 문제가 아니다.
이는 비용 구조는 고정한 채, 부담 조정만 반복해 온 행정의 구조적 한계가 드러난 사례다.

행정실패는 종종 잘못된 선택 때문이 아니라, 구조를 바꾸지 않은 채 같은 선택을 반복한 결과로 나타난다.

준공영제 역시 시민의 세금으로 유지되는 공공정책인 이상, 그 결정 과정은 시민에게 열려 있어야 한다.

맺으며 : 지속 가능한 교통을 위해

안전한 서비스, 존중받는 노동, 감당 가능한 재정.

이 세 가지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대중교통 정책은 쉽지 않다. 그러나 논의를 미루는 것이 가장 위험한 선택이라는 점만은 분명하다.


버스타고(Go), 지속하고(Go)!
이 구호가 슬로건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지금 이 순간부터 구조를 바꾸는 용기와 시민을 논의의 중심에 두는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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