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동행카드, 모두의 카드는 성공해야 한다!

― 교통복지, 탄소중립, 그리고 재정 지속가능성의 균형

by 김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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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동행카드·모두의 카드의 성공을 위해


환영할 만한 출발 ― 교통비 부담 완화라는 분명한 성과

최근 서울시의 기후동행카드와 정부가 추진 중인 ‘모두의 카드’는 시민들의 대중교통 이용 부담을 실질적으로 완화하는 정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정부가 65세 이상 어르신에 대해 환급률 30%를 보장하고,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차등 적용하는 방식은 재정 여건과 이용 특성을 함께 고려한 설계라는 점에서 타당하며, 정책적으로도 환영할 만한 접근이다.

정액제 또는 환급형 대중교통 요금 정책은 단기적으로 시민 체감도가 매우 높다. 대중교통을 자주 이용하는 시민일수록 혜택이 커지고, 교통비 부담 완화라는 분명한 복지 효과가 나타난다. 더 나아가 기후위기 시대에 대중교통 이용을 장려함으로써 탄소 배출을 줄이겠다는 정책적 의도 역시 분명하다.


그러나 남는 질문 ― 이 정책은 얼마나 지속 가능한가

문제는 이러한 정책의 지속 가능성이다.

대중교통 요금 할인 정책은 본질적으로 교통기관의 수입 감소를 수반한다. 그 부족분은 결국 공공 재정으로 보전될 수밖에 없으며, 이는 곧 세금 또는 준조세의 형태로 사회 전체가 부담하게 된다.

수익자 부담 원칙을 일부 완화해 시민의 주머니 부담을 줄이는 대신, 그 비용을 공공 재정으로 이전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요금 할인 정책은 종종 “왼쪽 주머니에서 오른쪽 주머니로 옮기는 것에 불과하다”는 비판, 즉 조삼모사 행정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


재원 문제의 본질 ― 요금 할인 이전에 정해야 할 우선순위

더 중요한 문제는, 재원 마련에 대한 명확한 기준과 우선순위 설정 없이 정책이 확대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구조적 부담이다.

대중교통 정책에는 요금 할인 외에도 막대한 재정이 필요한 영역들이 존재한다. 노후된 지하철 인프라의 개량과 전동차 교체, 대중교통 소외 지역에 대한 노선 확충, 운수종사자의 근로 여건과 후생복지 개선 등이 그것이다.

재원은 한정되어 있는데, 요금 할인 정책이 우선순위를 독점할 경우 다른 필수 투자 영역은 자연스럽게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다.


교통정책의 또 다른 축 ― 인프라와 사람에 대한 투자

특히 대중교통의 안정적 운영은 인프라뿐 아니라 이를 지탱하는 사람에 달려 있다. 운수종사자의 근로 환경과 처우 개선은 시민 안전과 직결된 문제이며, 단순히 비용 항목으로만 접근할 사안은 아니다.

재원의 희소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요금 할인 정책이 확장될 경우, 이러한 영역에서의 투자 여력은 더욱 줄어들 수 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대중교통 서비스의 질 저하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승용차 전환 효과에 대한 냉정한 점검

또 하나 짚어야 할 점은 승용차 이용자의 행태 변화다. 대중교통 요금 할인만으로 승용차 이용자가 대규모로 대중교통으로 전환할 것인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자동차를 이미 보유한 시민에게 대중교통 요금 절감은 차량 유지비 전체와 비교하면 제한적인 유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탄소중립이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요금 인하라는 인센티브뿐 아니라, 승용차 이용에 대한 구조적 관리 정책이 함께 병행되어야 한다.


정책의 성공 조건 ― 방향보다 중요한 것은 순서다

이러한 점을 종합하면, 기후동행카드와 모두의 카드가 진정한 성공 사례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정책의 방향성보다 정책의 순서와 기준이 더욱 중요해진다.

무엇을 먼저 해결할 것인지, 어떤 영역에 우선적으로 재정을 투입할 것인지, 그리고 그 재원을 어떤 방식으로 지속 가능하게 확보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정책적 기준이 선행되어야 한다.


결론을 열어두며 ― 지금 필요한 것은 질문이다

요금 할인 정책은 분명 매력적인 정책 수단이다. 그러나 그것이 정책의 출발점이 될 수는 있어도, 정책의 종착점이 되어서는 안 된다. 대중교통 정책은 복지, 환경, 재정, 노동, 도시 구조가 동시에 얽힌 복합 정책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 정책은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된다.

지금 우리가 선택하고 있는 교통복지의 방식은, 미래의 부담을 정직하게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한 충분한 논의 없이 정책이 확대된다면, 오늘의 혜택은 내일의 부담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 기후동행카드와 모두의 카드가 단기적 인기 정책을 넘어 지속 가능한 교통 정책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바로 이 질문에 대한 성찰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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