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시기, 혼돈의 대한민국 2

내가 생각하는 공무원의 자세는?

by 김정선

김정선 (서울시 전문서기관)

*『높이 오르지 않아도 꿈꿀 수 있는 이유』(2025.1.出, 북랩) 저자


서론 : 공직은 직장을 넘어서는 그 무엇인가 입니다.

매일 반복되는 결재와 보고, 민원과 정책 사이에서, 공무원은 때때로 정치의 그늘에서,

때로는 시민의 기대 앞에서 ‘무엇이 옳은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야 하는 존재입니다.


단지 승진이나 실적이 아닌, 자신이 떠난 자리에 남겨질 평가를 생각하며 일하는 사람.

그것이 이 시대에 필요한 공무원의 초상 아닐까요?


나는 ‘관리자’보다 ‘행정가’로서, 혼란의 시대를 건너는 공직자들에게 묻고 싶었습니다.

“우리는 지금, 시민을 위해 얼마나 진심을 다하고 있는가?”


행정의 아르떼(Arte) 추구

열정과 집념! 모든 행정업무는 최고의사결정권자가 관심을 가지고 있든 없든 모두

시민 생활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


승진 또는 좋은 보직으로 이동하는 데 기여하지 않는 업무를 추진할 경우에도,

시민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역량과 에너지를 모두 쏟아부어야 한다.


승진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일하는 ‘공무원’을 뛰어넘어 시민을 생각하면서 자신이 배우고 정립한 행정철학을

현장에 접목하려는 ‘행정가’가 되려는 노력, 행정의 “정수(Arte)”를 추구하여야 한다.


도시계획, 교통대책, 복지정책 등 시민 생활과 밀접한정책 수립시 공정과 정의, 정치적 중립, 정책의 지속성 등과 같은 행정 철학이 반영되어 후대에 정말 좋은 정책이라는 평을 받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여야 한다.


그런 일 하라고 공무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헌법과 법령에 의해 정년까지 신분이 보장되어 있다.

짧은 보직(재직) 기간에 눈에 보이는 실적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은 현안의 ‘근원적인 문제’를 폭탄 돌리기나 형식적 수준의 처리로 회피하지 말고 심의(心醫)의 눈으로 시간을 들여 치유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후임자의 평가에 대한 두려움 견지

공무원은 발령장 하나로 어디든지 가야 한다.

발령장을 받아 들고서 두려워야 할 것은 승진하기 좋은 보직으로 가지 못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맡고 있었던 자리의 후임자 평가로부터 비난을 받지않아야 한다는 것에 두어야 한다.


후임자가 전임자가 해놓은 일들을 보면서 “전임자가 참 열심히하였다” “시민을 위해 필요한 일을 창의적으로 잘했다”와 같은 긍정적인 평가를 들어야 한다.


그래서 공직자는 새로운 직위로 이동하여 일을 시작할 때부터 다른 자리로 발령받아 이동할 때를 생각하면서 후임자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 위해 어떻게 일을 해야 할 것인지를 깊이 생각해야 한다.


그러면 혹시 바라는 좋은 자리로 옮기지 못하거나 승진하지 못해도 자신의 자존감과 자긍심을 높일 수 있다. 인생이 어디 계획했던 대로 다 이루어지겠는가!


그래서 승진을 목표로 일하는 것보다는 열심히 하다 보니 승진도 하고 명예도 획득할 수 있어야 한다.

승진을 하기 위해 일하는 경우에, 만약에 계획대로 승진이 안 되는 경우에 공무원의 ‘가오’가 손상될 수 있다.


창의적 업무추진으로 자신의 가치 제고

공무원은 ‘월급’ 값을 해야 한다. 더 나아가 ‘자릿값’도 해야 한다.


월급 값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때론 자신이 맡은 직위에서 제대로 일을 잘하고 있는지? 나보다 더 능력 있고 창의적인 사람이 내가 그 자리를 먼저 선점하고 있기 때문에 공직에 들어오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수 있어야 진정한 ‘행정가’의 반열에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많은 사람들이 공직은 관행과 선례를 중요시하여 선례답습적으로 일을 하려고 한다.

그런 환경에서는 ‘공정성’보다는 ‘형평성’을 더욱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한다.


형평성을 강조하면 소극적으로 일을 해도 괜찮을 것 같은 생각이 들게 된다.

그리고 많은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덜 할 수 있다.


그러나 급변하는 세상에서 이해당사자의 갈등을 조정하고 반 발짝 앞서 행정수요 변화 흐름을 간파하여 시의적절한 정책을 마련·시행할 수 있으려면 부단히 자기 자신을 혁신하려는 자세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 경우에는 ‘공정성’이 보다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이해갈등 당사자를 중재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것이 ‘공정성’에 대한 정확한 판단과 이에 따른

대안 제시일 것이다.


무엇이 더 공정한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여러 분야의 관련 정보를 수집·분석 할 수 있도록 훈련되어 있어야 한다.

분석적이고 창의적이어야 해서 스트레스가 클 수 있는데, 이 경우에 ‘월급 값’ 뿐만 아니라 ‘자릿 값’ 이상의 가치를 충분히 다한다고 할 수 있겠다.


마무리 : 좋은 공무원이란?

‘보여지는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숙제를 먼저 고민하고 실행하는 사람입니다.


다음 보직으로 떠나는 순간, 후임자에게 “이전 사람이 진짜 행정을 했더라”고 평가받는 것.

그것이 공직자의 명예이고, 자존심이고, ‘가오’입니다.


정권은 바뀌고 제도는 흔들릴지라도, 행정의 철학과 공정성에 대한 믿음은 흔들려선 안 됩니다.

이 시대의 공무원은, 단지 법령의 집행자가 아니라 사회를 조율하는 인격 있는 판단자여야 합니다.


그리고 그 무게는, 자리를 떠난 뒤에야 더 깊이 남는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이 글은 저자의 저서 『높이 오르지 않아도 꿈꿀 수 있는 이유』에 담긴 문제의식의 연장선상에 있으며, 필자는 현재 『행정 실패학』 집필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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