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정책은 정권이 바뀌어도 Go Go

검설일용직 근로자 사회보험료 지원사업 활착

by 김정선

김정선 (서울시 전문서기관)

*『높이 오르지 않아도 꿈꿀 수 있는 이유(2025.1. 북랩)』 저자


정책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이어져야 한다

좋은 정책은 정치의 산물이지만, 시민의 삶을 바꾸는 실효성이 있다면 정권이 바뀌어도 지속되어야 한다.

정권교체기라는 혼란 속에서도, 서울시 건설일용직 사회보험료 지원정책은 일선 실무자의 신념과

전략 조정, 그리고 현장의 절박함을 바탕으로 결국 살아남았다.


단발적 시범 사업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제도로 살아남으려면,

정책 자체의 명분을 넘어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도 설득력 있게 전환되고 방어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현장의 목소리로부터 시작된 정책

2020년, 서울시는 관급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건설일용근로자들에게 주휴수당과 함께

사회보험료 개인부담분 일부(7.93%)를 지원하는 정책을 추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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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의 고령화, 외국인 의존도 증가, 청년층의 이탈이라는 구조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시도였다.

정책의 시작은 단순했지만, 취지에는 건설현장을 보다 안전하고 존중받는 일터로 만들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


특히 청년 건설노동자들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대표적인 계층이었고,

정책은 이들의 노동을 정당하게 존중하는 사회적 첫 시도이기도 했다.


정치의 경계에 선 공무원들

전임 시장의 유고 이후, 서울시 내부의 분위기는 급변했다.

정책에 서명했던 간부들이 말을 바꾸고, 내부 분위기조차 소극적으로 변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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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부담을 의식한 행정의 후퇴는 실무자의 손발을 묶었고, 조례 개정과 사회보장심의, 시의회 보류 등

수많은 절차적 장벽이 이어졌다.


정책의 생명은 아이디어가 아니라 집행이다. 그 집행의 열쇠는 실무자에게 있다.

하지만 정치 환경이 흔들리면, 실무자조차 자기 확신을 지키기 어려운 법이다.

그럼에도 누군가는 흔들리지 않아야 했다.


보편지원에서 청년집중으로 전략 전환

정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유연함이 필요했다.

보편지원에서 청년층 집중형 모델로 전환하며, 시의회가 우려하던 재정 부담을 줄이고

청년 공감대 확보라는 이중의 효과를 노렸다.


새벽 인력시장을 수차례 찾아가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며 설득력을 높였고, 궁극적으로는

시의회 상임위를 통과할 수 있었다.


모든 것을 지키기보다, 무엇을 우선해야 하는지를 택했다.

보편적 복지보다는 청년이라는 타깃을 명확히 하여 정책의 정당성을 강화했고, 현장의 간절함과

정책 효과를 동시에 입증해나가는 과정을 거쳤다.


사라질 뻔한 정책, 살아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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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이 바뀌고 환경이 달라졌지만, 정책은 살아남았다.

당초 3년 한시 정책으로 시행되었던 건설일용직 사회보험료 지원사업은 성과가 입증되며

영구지원 정책으로 전환되었고, 지원대상 확대와 보험료 전액지원까지 반영되며 진화하였다.


정책이 제도로 살아남는 데에는 수많은 기회와 위기가 반복된다.

하지만 그것을 지켜낸 사람들의 태도와 자세가 끝내 정책을 지탱한다.


정책의 생명은 실무자의 진심에서 나온다

이 정책이 가능했던 것은 오롯이 현장을 향한 실무자의 끈기와 정책적 정당성 덕분이었다.

정책은 사무실에서 만들어지지만, 그 생명은 현장과 시민에게서 자란다.

정권은 바뀔 수 있지만, 사람을 위한 행정의 원칙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신념이 이 정책을 살려냈다.


정책은 종이에 쓰이지만, 진심은 사람에게 전해진다.

결국 시민을 향해 움직이는 행정만이 정권을 넘어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


*이 글은 『높이 오르지 않아도 꿈꿀 수 있는 이유』의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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