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소리

by 김세

일본에서 여름 방학을 맞아 딸이 한국으로 들어왔다.

남편은 때를 맞아 딸을 데리고 캠핑가기를 너무 원했다.

난 덥고 씻기도 힘들고 모기가 많은 여름에 바깥에서 자는것이 너무 싫어,이런 핑계, 저런 핑계를 대며 안가려고 기를 썼다.

하지만,딸의 방학을 맞아 간절히 바라는 남편의 눈빛에 제천으로 2박3일을 캠핑을 떠났다.

산속이라 잠을 자는데는 덥지도 않았고, 생각했던것보다 더 공기도 좋아, 숯불에 구운 음식의 맛도 너무 좋았다.


길만 나서면 좋은곳이 많은데 완전한 집순이인 난 첫발을 벗어나는것이 그리도 둔하고 어렵다.

여차저차 떠나게 된 캠핑!

딸도 즐거워해서 잘왔다는 생각을 하며 도란도란 즐겁게 이야기하고, 밤늦은 시간까지 가족애를 느끼며 참으로 즐거운 밤이었다.

새벽 1시쯤 딸과 샤워를 마치고 캠핑안 이부자리에 누웠다.

남편은 캠핑장의 많은 사람으로 혹시 누가 들어올까 잠을 설치며 겨우 겨우 잠이 드는것 같았다.

밤새 잠을 설칠껄 캠핑은 뭣하러왔는지 알 수 는 없지만, 지키겠다는 책임에 가상한 마음까지만 생각하기로 했다.

그리고 난 남편이 잠든것을 확인하고 눈을 감았다.

공기가 잘통하라고 약간 열어놓은 텐트의 바깥으로 별을 보며 행복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때부터였다.

어디에선가 동물이 포효하는 분명 호랑이 비스무리한 소리가 텐트촌에 울려퍼졌다.

나의 생각은 이랬다.

워낙 깊은 산속에 있는 캠핑장이라 야생동물이 살아 돌아다니는줄 알았다.

그래서 사람들이 모두 도망가기 무서워서 톈트안에 숨어서 나오지 않는줄 알았다.

물론 다른 사람들도 나같이 자꾸 울려 퍼지는 호랑이의 소리에 겁을 먹고 있는것이라, 당연이 그럴것이라 그렇게 생각했다.

난 남편이 공기통하라고 열어놓은 텐트를 빨리 닫고싶었다.

그곳으로 당장이라도 호랑이의 크고 날카로운 발이 밀고 들어올것같아 도저히 그냥둘수가 없었다.

그래서 중간쯤에 있던 텐트의 지퍼를 옷감이 스치는 소리없이,몸에서 나는 어떤 소리도 나지않게 움직여 그 지퍼를 잡았다.

천천히 지퍼의 끝을 잡고 한칸한칸 닫기시작했다.

그 텐트를 잠그는 중간 아주 큰 호랑이 울음소리가 또 들렸다.

금방이라도 이 자크를 닫는 소리를 듣고 우리의 텐트로 달려오는것같아 지퍼를 올리다 잠시 멈추었다.

그리고 잠잠해진 소리에 다시 올리기 시작했고,

아마도 첫 지퍼를 잠그기 시작해서 적어도 떨리는 기분상으로는 10분은 더 지났을것 같았다.

계속 지퍼의 한칸한칸을 채워나갔다.

그런데,갑짜기 남편의 코에서'컥'하는 짧고 강한 코고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무서웠다.

어디선가 부스럭거리는 발소리가 남편의 코고는 소리를 듣고오는 호랑이의 발소리로 들렸다.

나는 손으로 남편의 코를 막았다.

잠깐 뒤척이던 남편은 오랜시간 텐트보초를 서있던 탓에 피곤한지 쉽사리 깨지는 않았다.

드디어 지퍼를 다 올렸고,이제 텐트를 날카로운 발로 찟고 들어온다면,그건 우리 식구의 어쩔수 없는 죽을 운명임을 알고 그냥 받아들이려했다.

벌벌떠는 한시간두시간...날이 밝았다.

팔다리,머리까지 붙었있었고 호랑이가 목을 물어 죽인다했는데, 목도 피를 흘리지않는것보면 더 살 운명이라 생각했다.

그리고는 밖으로 나와 텐트촌의 전경을 훑어 보았다.

간밤에 호랑이에게 살상을 당하지않았는지,텐트가 찢어진곳이 없는지 순찰하듯 둘러보았다.

남편에게 전날밤의 호랑이에 관해 이야기를 해주었다.

남편왈

"그거 멧돼지 내려 오지말라고 캠핑촌 주인이 일부러 호랑이 울음소리를 틀어놓는거야.이 바보야"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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