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며칠간 무기력감이 찾아왔다.
끝도 없이 늘어지고,
뭔가 지속하는 것이 힘들고,
왜 열심히 살아야 하는지를 모르겠고.
그렇게 무력하고, 지루하게 반복되는 일상을 보내는 와중
친구한테 썼던 편지를 발견했다.
휴대폰 메모장에 써놓고, 편지지에 옮겨 적어서 선물했었는데
메모장에 남은 글을 다시 한번 읽어보니,
그때 그 시절 친구에게 했던 위로와 격려의 말들은
어쩌면 내가 듣고 싶었던 말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고심해서 고른 말들을 보기 좋게 나열하여 곱게 포장하여 보낼 때,
그건 나에게 건네는 선물이다. 누구도 해줄 수 없는 정말 나에게 필요한 말.
그 언어들을 타인에게 선물함으로써 마음에 충족감을 얻는다. 나에게 있어서 가장 좋은 말들을 주고 싶을 만큼,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위로받길 바라는 마음이 나를 더 가득 채워지게 한다.
그 편지의 일부를 아래 적는다.
어쩌면 누군가에게도 필요한 말일지 모르니.
"삶이라는 게 꼭 좋지만은 않고, 어느 때는 버거울 때도 있고, 속상한 일도 있지만 그래도 버틸 수 있던 건 네가 있어서 일 거야. 만나서 웃을 수 있고, 위로받을 수 있고, 고민을 나눌 수 있는 네가 있어서 정말 감사해.
나이가 들 수록 언제부터인가 힘든 일은 혼자 삼키는 게 익숙해지고, 책임의 무게도 무거워지더라고. 너도 그럴 거라 생각해. 그럼에도 네가 잊지 않아줬으면 하는 건 너 곁에 내가 있다는 거야. 너한텐 언제든 찡찡대고, 고민을 이야기할 내가 있고, 좋은 일에 같이 기뻐해주고, 서러울 때 같이 욕해줄 내가 있어.
물리적인 거리가 떨어져 있더라도, 각자의 삶이 버겁더라도, 네가 필요로 할 때 나는 너의 위로가 될게. 그러니 언제든 나를 사용해.
고등학교 때의 너와 지금의 너는 다른데, 나는 그때의 너도, 지금의 너도 참 좋아. 지금의 너는 타인에게 희생하느라 너를 잃지 않아서 좋고, 혼자서 모든 책임을 지느라 버거워하지 않을 만큼 많이 성장한 네가 멋져.
이렇게 네가 단단해질 때까지는 알바와 공부를 병행하느라 쉴 새 없이 바빴을 테고, 가족들을 챙기고, 주어진 일을 해내고, 좌절도 많이 하고, 사람들에게 상처받았던 시간들이 있겠지. 내가 다 알지 못하지만, 그 시간 동안 너는 정말 잘 버텨냈고, 열심히 살았어. 네가 있는 환경에서 최선을 다했어.
많이 힘들었을 텐데, 여전히 밝고 단단한 네가 고마워. 힘들면 언제든 쉬어도 되고, 나한테 기대도 좋고, 충전하고 다시 가도 돼. 너무 숨 가쁘게 달리거나 잘하지 않아도 돼. 아프지 않고, 건강한 게 최고야. 지금처럼만 밝고 건강하게 나랑 할머니 될 때까지 친구 하자. 많이 사랑하고, 많이 응원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