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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지원 Jul 07. 2023

근무장소에 대한 논란의 시작 _ 근무방식1

재택근무를 해야 하나요?

코로나 예전에도 재택근무를 하는 회사들은 있었다. IT 개발 회사들 같은 경우, 업무목표가 명확하고 본인들이 맡은 업무를 수행하여 회사에 제공하면 회사의 누군가는 이를 종합하여 상품으로 제작했다. 이러한 회사들은 사실 프로랜서 개발자들이 업무를 수행해서 부분적 완성을 해 주어도 되는 경우가 많았을 것이다. 따라서, 근무장소는 중요하지 않았다. 오히려 회사 사무실을 유지해야 하면서 비용이 많이 들고, 밤낮이 바뀌어 생활하는 인원들이 반드시 아침 출근길에 나서야 해서 생산성이 오히려 떨어졌을 것이다. 집에서는 침대가 옆에 있어서 알아서 취침과 업무를 번갈아 해도 업무의 완성만 되면 되었는데, 사무실에서는 이런 생활이 불가능하고 혹시나 간이침대를 놔 주더라도 집에서의 안락함을 제공해 주지는 못한다. 결국 코로나 이전의 재택근무는 정말 재택근무가 가능하고 더욱 생산성을 높이는 업무에 종사하는 구성원들이 주로 모인 회사에서 도입되었었다. 그런데, 코로나가 세상을 바꾸어 놨다.

​재택에 적합하지 않은 인원들이 재택을 하기 시작했다. 같이 모여서 회의해야 하고 같이 논의하면서 업무의 질이 올라가는 내용인데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서 어쩔 수 없이 집에서 화상 회의를 통해서 해결하게 되었다. 화상 장비 및 협업툴의 품질이 좋아지면서 대면 업무나 회의 대비 일정 수준까지는 올라갔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서 이제는 재택근무를 해도 어느 정도 업무도 수행되고, 모두들 재택근무에 익숙해져 갔다. 그런데, 코로나가 종식되어 가면서 점점 출근 근무가 늘어나고, 이제는 "반드시 재택이 필요한가?", "재택근무를 하면서도 생산성이 계속 유지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들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이로 인한 갈등을 겪고 있다. 여러 회사들이 재택을 줄이거나 폐지했더니, 구성원들이 반발하고, 노동조합이 투쟁하고, 어느 회사는 조합원이 증가하기도 하고, 어느 회사는 고급 개발자들이 퇴사하고, 어느 회사는 결국 CEO까지 나서서 사과하고 사태를 수습하고, 많은 기업들이 어느 정도의 재택근무를 다시 적용하기도 했다. 현재의 구도는 직원들은 "재택을 사수하려 하고", 회사는 "재택을 가급적 줄이고 싶어하는" 모양새이다.

​재택근무가 무엇이길래 이토록 민감한 것인가?

많은 연구 결과에서는 재택근무의 순작용을 이야기한다.

​구성원 입장에서는

1) 재택근무를 통해 출퇴근 시간이 줄어들고 구성원들이 이 시간을 업무 외 개인적 용무에 사용할 수 있다. (워라벨).  

2) 하루 종일 육아돌봄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하루에 약 1시간 정도 애들 식사를 차려주거나, 등하원 픽업에 소요되는 시간이 낮시간 동안에 필요하다. 재택을 통해서 이러한 것들을 해결할 수 있다. (육아, 일과 가정 양립 차원).

3) 회사에 출근하면 예상 외의 회의, 커피 브레이크, 호출 등을 통해서 집중하고 근무하기 어려운데, 재택하에서는 정해진 시간대의 회의 이외에는 개인의 계획하에 업무를 수행할 수 있어서 집중 근무를 통한 기획서 작성이나 몰입하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는 것도 가능하다. (개인 업무 패턴의 적합성).

4) 만약 재택근무를 주 4일 이상 할 수 있다면, 반드시 회사 사무실이 있는 서울이나 수도권 이외에도 시골에 살면서도 업무를 수행할 수 있고, 내집마련에서의 목돈 부담을 줄일 수 있어 가정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된다. 작게는 출퇴근비용이 절감된다. (가정 경제 부담의 감소)

​회사 입장에서는

1) 사무실을 자율좌석형 스마트오피스로 개편할 수 있고,  사무실 공간을 줄일 수 있어서 부동산 비용이 감소될 수 있다. (회사 비용 절감),

2) 재택이 적합한 업무에서의 외부 우수인력을 유인하고, 내부 인력을 리텐션 하는 도구로서 중요할 수 있다. (채용 및 인력 유지 관점).

3) 음........ 더 생각해 보려 했는데 여기까지 밖에 생각이 나지 않는다. 이게 현실이다.

​반대로 역작용에 대해서 이야기도 한다.

​구성원 입장에서는

1) 재택근무시 회사 사무실에서 당연히 영위되던 사항들이 개인 부담이 될 수 있다. 전기요금 (특히, 여름 에어컨), 점심식사 비용 (현물 식사 제공 회사의 경우), 본인 업무에 적합한 책상이나 모니터 등 PC 외 사무실 자산의 이용, 프린터/종이/토너 등 업무 부대사항을 본인이 해결해야 한다. (아주 일부 회사가 이것까지 지원하는 회사도 있다.) (부대사항의 비용 문제),

2) 회사에서 정상 근무 수행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부과하는 시간단위, 일단위 업무수행 결과 보고 등 부가적인 작업이 증가한다,

3) 음........... 이에 대해서도 더 생각해 보려고 했는데 여기까지 밖에 생각이 나지 않는다. 이것도 현실이다.

​반면에 회사 입장에서는

1) 업무의 효율성이 떨어진다. 옆에 있으면 서로 짧은 대화 및 눈빛으로도 의사소통이 되는데 재택하에서는 반드시 전화, 메일, 채팅 등을 통해서 의사소통해야 한다. 유대감도 문제이지만 현실적으로 업무 수행의 효율성이나 속도가 떨어질 수 있다. (업무 효율성),

2) 업무 생산성이 검증되지 않는다. 재택이 아주 적합한 업무 이외에는 정말 재택하에서 정상적인 업무가 수행될 수 있는 생산성이 유지되는지 검증되지 않는다. (업무 생산성) 이에 대해서는 많은 회사들이 검증해 보려 노력했지만 실패한 것으로 알고 있다. 만약 이게 정확히 검증되었다면 코로나 엔데믹이 다가오는 시점에 수많은 기업들이 재택을 폐지하고 출근을 의무화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3) 협업을 증진하고 상호 시너지를 내고 모든 과정을 하나되게 공유하고 소통한다는 최신 업무 트랜드에 맞지 않는다. 애자일, OKR 등 최신 업무문화 및 성과관리 기법의 기본은 상호 소통과 공유이다. 그런데 아무리 협업툴이 발달되도 대면 업무만큼 소통이 잘되지는 않는다. (원활한 협업 여부),

4) 재택이 부적합한 업무의 종류나 재택하에서는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어려운 신입사원/부적응 인력/OJT 기간 중의 경력사원 등에게도 재택을 허용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가 발생한다. 그런데, 이들만 제외하고 재택근무를 허용하고 싶어도, 당사자들의 불만제기 등으로 이렇게 할 수도 없다. (재택근무 형평성),

5) 재택근무를 허용해도 임원, 리더 계층은 출근하고, 팀원 이하 구성원들만 재택근무를 하게 되는 우스운 모습이 연출된다. 코로나 팬데믹 하에서도 리더들은 사무실에 출근했다. 그런데, 엔데믹 상황에서 리더들이 재택을 할까? 이것은 업무의 특성에 기인한다. 리더들은 주로 상급자-타회사-타부서와의 조율, 구성원 코칭 및 부서 업무 결과 관리를 수행한다. 이를 재택근무하에서 수행하기는.......? 말 안해도 어려울 것이다. (재택 수행 계층의 분리).

6) 음......... 이외에도 많지만 더 쓰면 너무 편파적인 상황이라서 이쯤에서 줄인다.

​나는 근무방식의 연구자의 위치에 있지 않고 게다가 1개 회사의 재택 경험 밖에는 없지만, 위와 같은 현상 나열을 통해서만 봐도 재택근무는 구성원들에게 유리하고 회사에 불리한 제도라는 중간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회사는 업무의 결과가 중요하고 이익 실현이 중요한데 이에 재택이 적합하면 더욱 장려할 것이고 아니라면 폐지나 축소 수순으로 갈 것이다. 그러나, 많은 구성원들은 여러가지 이유에서 재택근무를 선호한다.

결국, 코로나 등 팬데믹 상황이 아니라면, 회사가 재택을 유지하는 이유는 한가지일 것이다. "구성원들이 좋아하니까." 구성원들의 만족을 위한 선진적 근무방식의 하나로 전략적으로 재택근무를 유지하고 활성화하기로 했으면, 회사도 생산성이 안 떨어지고 업무의 결과가 잘 나오도록 변화관리하고 새로운 기법들을 도입하는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이게 자신이 없으면 회사는 재택근무를 장려할 수는 없다. 회사는 성과충출이 목적이고 이를 위해서 구성원들에게 잘 해주고 역랑 발휘를 요청하는 것이지, 단지 구성원들에게 잘해주기 위해서 회사를 운영하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재택근무를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니까 유지하는 비율이 높을 것이고, 재택근무가 더욱 바람직해서 재택근무를 하는 비중은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다.  

​이쯤에서 생각해 보고 싶은 것은 HR은 이런 상황에서 구성원과 회사 어느 쪽의 입장에서 재택근무를 바라봐야 하는가에 대한 것이다. 리더들에게 물어봤다. 재택을 아예 없애기 보다는 적은 수준에서 유지했으면 한다는 응답이 주로였다. 그 사유는 생산성이나 효율성은 아니었다. 기획성 업무 수행에 일부 적합하니 그런 인원들이 그런 날에는 재택을 해도 좋고, 재택 여부를 부서 자율권으로 주게 되면 불허했을 때 리더들이 (구성원들에게 시달려서) 너무 힘들어서 어느 정도는 회사 기준으로 허용해 주었으면 한다는 의견이었다.

참 어려운 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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