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저도 HR 내에서 다른 직무를 해봐야 할까요?
이제 연말이 다가오고 정기 인사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다른 구성원들의 인사이동을 챙기는 HR 담당자들도 본인들의 커리어를 위한 이동을 고려한다.
HR 내에서의 직무 이동을 해야 할까? HR 업무를 몇 년간 하다 보면, 누구나 여러 번 고민하게 되는 주제라고 생각한다. 인사업무 중 평가 담당자를 하고 있는데, 보상을 해 봐야 하는지? 인사업무를 3~4개 경험해 보았는데, 이제는 노무업무를 해 봐야 하는 것인지? 나는 HR 전문가가 꿈인데, HR을 도대체 언제 전부 다 경험할 수 있는지?
물론, 모두 경험하면 좋다. 그러나, 물리적으로 현실적으로 그런 인원은 없다. 어차피 선택을 하고 잘 설계해서 본인들의 희망을 키워야 한다.
우선, 제일 크게는 HRM과 HRD 중에 노선을 정한다. HRM을 인사-노무 업무라고 규정하고, HRD를 교육 업무라고 규정해 보고자 한다. (회사별로 분류는 다르다. HRM에서 노무를 떼어서 ER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조직문화 업무를 HRD에 포함시키기도 한다. 편의상 M과 D라고 하기로 한다.) M은 제도와 기준을 중심으로 집행하고 해당 구성원들의 이해를 구하며, 끊임없이 제도 등을 기획하는 작업의 연속이다. 반면에 D는 사람의 변화를 목적으로 교육이나 별도 프로그램들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작업의 연속이다. 따라서, 업무상 갈래길이 생각보다 크게 나뉘는 현실이 있다. (물론, 이 두 가지를 겸비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신입사원들의 입사경로부터 보면, 이미 구분되어 입사하고 향후에도 해당 경로를 유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럼, HRM 내로 한정하여 이야기하고자 한다. 이 분야에서는 인사와 노무업무로 크게 구분된다. 인사는 조직-임원인사-채용-인력운영-평가-보상-근태-복무-시스템-규정 등의 업무이며, 노무는 노동조합-노사협의회-노동법제-고충처리-징계-비정규직-복리후생 등의 업무로 주로 구분한다. (물론, 이것도 회사별로 다르게 분류하며, 열거한 업무 중 앞에서 뒤로 갈수록 서로의 경계가 다르게 구분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어느 회사는 근태복무를 노무업무에서 하고, 어느 회사는 징계-복리후생을 인사에서 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인사와 노무업무를 모두 경험해야 하는가? 당연한 결론이지만, 해 보면 매우 좋다. 그런데, 서로의 업무 특성이 달라서 망설이게 된다. 선입견일 수도 있는데, 인사는 깔끔하고 고상한 업무로 인식되고, 노무는 공격적이고 외향적인 업무로 인식하는 경향이 짙다. 물론 선입견이다. 생각보다 인사에서 구성원들과 갈등장면이 더 많고 더 많이 싸워야 할 수도 있고, 노무가 (노조와 갈등이 적고 징계건수도 적다면) 더 소프트하고 구성원들과의 접촉이 덜할 수도 있다.
제일 중요한 것은 HR의 고객인 ‘일반 현업 구성원’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입사부터 퇴사까지 그 회사 내에서 1개의 경력사이클이라고 볼 때 인사-노무 구분 없이 모두 1개라고는 것이다. 어떤 이슈가 발생했을 때, 그 이슈의 원인은 인사에서 제도를 잘못 만들어서 그럴 수도 있고, 노무에서 소통협의 채널을 잘못 가동해서일 수도 있다. 결국 구성원 입장에서 보면 모두 HR이다. 그래서, 어느 한쪽만 경험하고 한쪽의 시각에서 판단하거나 심지어 어느 인사와 노무 업무 간 갈등 구도로 간다면 해당 구성원 입장에서는 참 웃길 일인 모양새일 것이다.
그럼, 모두 경험해야 하는가? 정답은 없다. 시간과 숙련도의 고민 속에서 결국 모든 업무를 경험할 수는 없다. 인사-노무 두 개 업무 분야 중 각 분야에서 절반씩만 해 봐도 최고일 것이다. 그래서, 분류하자면 아래와 같은 코스가 있을 것이다.
1. 인사 절반, 노무 절반 > 2-1. 인사 전체를 기반으로 노무적 감을 가지고 > 2-2. 노무 전체를 기반으로 인사적 감을 가지고.
결국, 어느 분야이든 본인의 주요 직무로서 전문성을 최대한 높게 개발하고, 혹시 다른 영역을 경험하지 못했어도 해당 업무가 주어졌을 때에는 본인의 주요 직무경험을 토대로 응용, 확장 해석으로 해결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 예) 노무 업무의 임단협 진행 경험으로 인사에서의 보상 업무 장면이 펼쳐지면 이를 수행하게 되는 경우 등 )
결론은 본인 커리어 계획을 세우고 정진하되, 그대로 되지 않아도 현재 업무에서의 전문성이 커버해 줄 것이라는 믿음으로 현재 직무의 전문성을 열심히 높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