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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지원 Mar 30. 2024

선택근무 사용 시 연장근로는 어떻게 계산해요?

근로시간 10 _ 선택근무 월단위 정산, 주단위 정산

근로기준법상 유연근무 제도 중 사무직 근로자가 제일 많이 쓰는 유연근무제도는 '선택근무제도'일 것이다.


※ 유연근무 제도 중 선택근무 제도에 대해서는 앞선 다른 글 (근로시간 2_선택적 근로시간제도)에서 소개한 바 있다.


선택근무제도는 1개월 이내 기간 (신상품 또는 신기술 연구개발업무는 3개월 이내 기간)을 정산하여 주당 40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시종업시간을 근로자의 결정에 맡기기로 한 제도이다.

이렇게 되면, 1일 8시간 또는 주 40시간의 제한 없이 선택에 따라서 근로시간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물론, 많은 회사들이 완전한 선택근로보다는 일정한 의무근로시간대를 설정한 부분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 예) 오전 10시~오후 2시까지는 의무적 근로시간대로 설정 )

주로 근로의 시작과 종료를 오전 9시~오후 6시로 일괄 규정하기 어려운 업무 분야에서 선택근무제를 많이 사용한다. (사무직, 개발직, 연구직, 디자인 등 근로의 양보다는 질이 중시되는 전문적인 직무 종사자)


선택근무제도에서도 연장근로는 발생할 수 있다.

다만, 정산기간 (1개월 등)에 있어서는 총 근로시간만 정해져 있으므로, 실제 연장근로를 하였는지는 정산기간 경과 후에 알 수 있다.

이 경우에도 주당 12시간의 연장근로 시간제한은 적용되므로, 선택근무 정산 기간 동안 진행된 연장근로시간이 정산기간을 평균하여 주당 12시간을 초과할 수는 없다.




이슈는 정산기간 동안의 총 소정근로시간을 몇 시간으로 볼지에 대한 부분이다.


정산기간은 1개월 이내라고 법에서 규정하고 있으므로 다음과 같이 크게 2가지 경우가 있을 수 있다.

1) 주간 단위로 정산기간을 운영하는 경우 (4주, 3주 등)

2) 1개월을 정산기간으로 운영하는 경우 (1개월. 즉, 31일, 30일, 28일 등의 기간 동안을 정산기간으로 하게 됨.)


현재 우리나라의 근로시간 관련 규정은 1일 8시간, 1주 40시간, 연장근로 제한 주 12시간 이내 등으로 주로 ‘주 이하‘ 단위로 규정되어 있다.

따라서, 월간 단위가 등장하게 되면서 연장근로 한도에 대한 계산이 어려워진다.


소정근로시간에 대해서는 앞의 다른 글 (근로시간 4_헷갈리는 근로시간들)에서 살펴본 바 있다.

소정근로시간은 일하기로 정한 시간이다.

그런데, 실제 일한 시간과 소정근로시간이 다르면 실제 일한 시간으로 임금을 계산해서 주게  된다.

문제는 소정근로시간을 초과한 근로에 대해서는 초과근로로 인한 연장근로수당의 발생 문제가 발생한다.

당연한 예시이지만, 소정근로시간이 주 40시간인데, 48시간을 일하면 8시간은 연장근로이고 가산수당이 발생한다.

(물론, 초과근로 중 법내 초과근로 ( 예) 소정근로시간이 1일 7시간인 경우, 1일 8시간 근무하면 1시간은 법내 초과근로이다. )의 경우에는 가산수당은 발생하지 않는다.)


선택근로제가 아닌 정규근로시간제에서는 계산이 단순하다.

1일 8시간, 1주 40시간이 기준이므로 이 두 가지 요건을 벗어난 시간은 초과근로이고 가산수당을 지급하면 된다.

그러나, 선택근로제에서는 정산기간을 어떻게 설정하는가에 따라서 달라진다.

1) 주간 단위로 설정한 경우

예를 들어, 4주로 설정하고 주당 40시간의 소정근로시간을 설정하면, 선택근무를 자유롭게 사용 후 160시간보다 초과된 근로만 초과근로로 계산하면 된다.

2) 1개월 단위로 설정한 경우

1개월이 31일인 경우, 30일인 경우 등의 월력상 일수에 따라서 소정근로시간이 달라진다고 볼 수 있다.

매월 소정근로시간은 월력상 일수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이 달라질 수 있다.

계산이 복잡해진다.




1개월 단위에서의 소정근로시간에 대해서는 고용노동부 행정해석 및 실무적으로도 상당히 논란이 많았고, 21년 3월 이후로 정산기간의 총 법정근로시간은 행정해석상 아래의 기준으로 설정하여 운영되고 있다.


40시간 × (정산기간의 총 일수 ÷ 7일)


예를 들어, 4월은 30일이므로 (40시간 × (30일 ÷ 7일)) = 171.4시간이 월 법정근로시간이고, 이를 초과한 시간은 법상 가산수당의 지급 대상이 된다.


※ 21년 이전까지는 위 계산식과 함께 다음의 계산식이 혼용되면서 혼선이 있었다.

  예) 1일 8시간 × 해당월의 소정근로일 22일 = 176시간 → 소정근로일이 월마다 변경될 수 있지만, 1일 8시간 기준은 명확하여 이 방식도 많이 쓰였다. 21년 3월 고용노동부 행정해석 변경으로 이 기준은 폐지되었다.


문제는 실제 회사들에서 이렇게 계산해서 선택근로제를 적법하게 사용할 수 있는가?이다.

시간 계산에 소수점도 발생한다.

소정근로시간 자체가 소수점이 발생한 경우. 예를 들어 1시간 중 0.4시간은 법정시간이고 0.6시간은 초과근로일수 있다.

이 쪼개진 시간을 기준으로 0.6시간은 50% 가산수당을 부여해야 한다. 일반 상식과는 좀 차이가 있다.

사무직이나 전문직의 경우, 시간의 양보다는 질로 근무하게 한다는 취지로 선택근무제를 도입해 놓고, 다시 분단위 양으로 세밀한 계산을 하게 되어 있다.

실제 근무하는 사람을 고려하기보다는 숫자상 계산이 가능하게 적정선을 정했다는 느낌이 든다.

차라리 선택근무 정산 기간을 ‘4주 이내 주간단위로 한다.’라는 등의 규정이 깔끔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한편, 위 월단위 근로시간 정산은 아래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월마다 법정 근로시간이 달라진다.

따라서, 실근로시간과 법정근로시간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위 계산식에서 계산한 총 근로시간보다 실근로시간이 더 많은 경우와 동일한 경우, 그리고 더 적은 경우이다.


Case 1) 월 소정근로시간은 171.4시간이었으나, 해당월에 실근로시간은 176시간인 경우

초과된 4.6시간은 가산수당을 주면 된다.

그런데, 1일 8시간만 정상근로했는데 중간 시간을 계산해서 가산수당을 챙겨줘야 한다고 미리 생각하는 사업주가 얼마나 있을까? 안 주면 임금체불이다.


Case 2) 월 소정근로시간은 171.4시간이었으나, 해당월에 실근로시간은 168시간인 경우

다행히 실제 근로가 168시간이라서 체불 이슈는 없다.

이 경우 만약 통상적인 1일 8시간 초과에 대해서 가산수당을 지급한 경우,  법보다 더 준 것으로 체불 문제는 없다.

바꾸어 말하면, 차이 시간 3.4시간은 가산수당 없이 초과근로를 시킬 수도 있는 것이다.

근로자입장에서는 1일 8시간 체계에 익숙하므로, 평상시와 동일하게 1일 8시간씩 꼬박꼬박 일한 경우, 해당 월의 마지막 근무일까지 근무했을 시 3.4시간에 대한 가산수당은 받지 못해도 적법다는 것이다.


Case 3) 월 소정근로시간은 171.4시간이라고 하여, 실근로시간을 171.4시간으로 일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결국, 선택근로제도에서는 기존의 근로시간제도에 대한 이해와 다르게 생각하고 계산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물론, 기존의 주단위 초과근로 체계가 우리나라에만 주로 존재하는 제도라고 노동부는 설명하고 있고, 정부에서도 월단위 이상의 장기간 동안의 근로시간 정산기간으로 변모를 시도하고 있다는 것도 이해를 한다.

문제는 이런 계산법을 제대로 이해하고 충분히 실무에 반영한 회사가 적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 (물론 훌륭한 회사들이 많으니 제대로 운영하는 회사도 많을 것이다.)


법에서는 선택근무 정산 기간을 1개월 이내로 정해서 기존 주단위 근로시간 계산 통념과 다른 기준을 만들어 놓고,

행정해석은 실제 근로 패턴과는 다소 거리가 있게 어쩔 수 없이 수치 계산상의 공식을 중심으로 되어 있고,

1년 중 2개월 이상의 달은 면밀하게 시간을 계산하지 않으면 잠재적 임금체불 사업주가 양산되는 상황은 좀 이상한 것 같다. (위 케이스에서 Case 1번)


기존에 익숙한 주단위 계산을 기본으로 다른 법 규정들을 정비하던가,

아니면, 근로시간 관련 전체적인 개념을 월단위로 변경하면서 선택근무 등 유연근무 외에도 일반 근무에서도 연장근로 12시간 한도 등에 대한 제한을 월단위로 같이 바꾸던가

사회 통념에 맞는 계산법으로 회사와 근로자가 단순하게 이해할 수 있게 변경되면 어떨까 생각한다.


물론, 철저하게 사견이다.


오늘도 근로시간제도 관련 복잡한 케이스들 속에서 고생하고 있는 인사담당자들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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