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4일제 도입 후 정말 주 32시간 일하시나요?
최근 몇 개 회사에서 주 4일제를 실시한다고 하여, 언론에서 관심 있게 다루어진 적이 있다.
사실 최근에 어떤 선도적인 기업만 갑자기 주 4일제를 실시한다고 한 것은 아니고, 유사한 방식의 주 4일제는 이미 여러 기업에서 진행 중이다.
중요한 것은 ‘주 4일제가 왜 필요한지’, ‘이로 인해서 회사는 어떤 장점이 있고, 직원들은 어떤 장점이 있는지', '혹은 각각의 입장에서 단점은 무엇인지’가 중요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진정한 주 32시간제 (1일 8시간 4일 근무하면 주 32시간)의 회사는 아직 극소수인 것으로 알고 있다. (유명한 기업 중에는 1개 기업 정도)
현재 언론에서 대서특필하는 주 4일제는 주 40시간 제이다.
결국, 주 4일이긴 한데, 주 40시간을 채우기 위해서 어느 날엔가는 더 일해야 하는 근무방식이다.
(1일 9시간 내지 10시간 일해서 주 4일 또는 격주 4일 근무 가능)
현행 법 체계상 1일 8시간 초과 시 시간 외 근로수당이 발생하는데, 선택근무제도를 도입하여 1일 8시간 초과해도 당장 시간 외 근로수당이 발생하지는 않는다.
(이러한 선택근무제도에 대한 설명은 '근로시간 2_선택적 근로시간제도' 참고)
그럼, 결국 주 4일제도 주 40시간 근로제도인데 기업들은 왜 이런 방식의 근무제도를 실행하는 것일까?
아주 과거 시절을 생각해 보자.
주 6일 근무하던 시절이 있었고 (89년 3월 이전까지) 이후 토요일에 4시간 근무하는 주 5.5일제를 유지하다가, 주 5일제로 변경되었다. (2003년 8월 개정, 2004년 7월 시행)
주 6일에서 주 5일로 변경되는 사이 시절을 생각해 보면, 토요일 4시간씩 근무를 했어야 했는데, 많은 기업들이 격주로 토요일에 8시간 근무 + 토요일 휴무 방식으로 운영하였다.
그러면서, 당시에 월차휴가라고 1개월 만근시 1일 발생하던 휴가제도가 있었고 8시간 근무해야 하는 토요일에 월차휴가를 사용하여, 결국 토요일에 휴무하는 ‘사실상 주 5일제’를 실현하였다.
주말이 일요일 하루뿐일 때를 지금 생각하면 아찔할 것이다.
당연히 어떤 형태로든 토요일 하루 더 주말을 보내면 유익할 것이고, 여행이나 여가생활의 폭도 넓어질 것이다. 연속된 휴일이 2일 생기면서 주말에 여행이라는 것이 가능해졌고 국가 산업 중 서비스업의 비중이 높아지고 국민들의 생활도 완전히 달라지게 되었다.
현재 시행을 하고 있거나 하려는 방식도 법상 한도 시간은 유지하면서 각 기업들의 유연한 방식으로 부분적인 주 4일제를 실천하는 것이다.
토요일, 일요일 2일의 휴일/휴무일을 금요일 등으로 확대하여 3일의 휴일/휴무일을 확보한다.
그러면, 당연히 과거 사례에서처럼 여행, 여가생활 등의 폭이 넓어질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서 생각해 볼 것은 '기업들은 왜 주 4일제를 도입할까?'이다.
대부분의 사유는 근로자들이 원하는 바이고 그 기업의 레벨을 고려하여 우수인력 유치를 위한 차별화된 제도로서 도입할 것이다.
그럼, '직원들은 왜 주 4일제를 원할까?' 이거는 안 물어봐도 당연한 것인 듯하다.
돈은 많을수록 좋은 것이고, (보상이 동일하다면) 근로시간은 적을수록 좋다고 생각할 것이다.
결국, 주 4일제 도입의 Key는 기업이 쥐고 있으며, 또 한편으로는 국가적으로 사회보장이나 복지 관점에서 정해지는 이슈라고 생각된다.
최근의 주 4일제를 이렇게 표현해 본다. “주 3일 휴무제”
근로시간의 총량은 유지하면서 주 3일 휴무하는 제도를 지향점으로 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업 인사담당자 입장에서 이러한 주 3일 휴무제를 도입하려면, 다음과 같은 질문 3가지를 자문자답하면서 정리해 봐야 할 것이다.
1. 정말 40시간 근무일까? 혹시 사실상 주 32시간 아닐까?
하루에 1시간 내지 2시간 더 일하고 쉬는 것이 콘셉트이다.
1시간 더 일하는 날에는 9시~6시 근무자의 경우에는 8시 30분 출근, 6시 30분 퇴근하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혹시 원래도 업무를 실제 수행가능한 상태로 만들어야 하므로 업무 준비 시간으로 조금 일찍 나오고, 일부 잔업을 정리하면서 십분, 이십 분 지나간 적이 많을 것이다.
그런데, 이 시간만 모아도 1주에 4시간씩 2주면 8시간으로 격주 금요일 휴무는 가능하다.
2시간 더 일하는 콘셉트라면 8시 출근, 7시 퇴근하면 된다. 원래 하는 일을 조금씩 늘려서 수행하고 시간을 채우면 된다.
사실상 이런 근무가 가능하다면 원래 주 5일 상태에서도 실제 업무에 몰입하여 수행하지 않는 빈 공간이 많았다는 말이 되기도 한다.
그럼, 주 4일제는 원래부터 가능했다는 말이 된다.
2. 생산성의 이슈…… 이를 관리할 수 있는 실력은 있는가?
이번 주 3일 휴무제의 핵심은 주 5일에 하던 것을 (시간은 동일하지만) 주 4일에 완료한다는 것이다.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여 일수는 줄이면서 하루에 더 많은 업무를 수행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하루 8시간 근로가 하루 10시간 근로가 되고, 주단위 생산성은 기존 대비 유지되어야 한다.
특히, 사무직의 특성상 명확하게 시간단위 노동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업무의 결과물을 중심으로 업무 수행이 되므로 주 4일만 출근해도 기존 수준의 결과물이 나와야 한다.
어차피 이렇게 시행된 상태에서는 기업의 관리자들은 업무시간의 양 자체보다는 결과물의 질을 중심으로 관리를 해야 한다. 관리자들은 이런 실력을 갖추고 있는가?
(만약 이런 관리가 되지 않으면, 기존 대비 80%의 효율만 내고 있다고도 비관적으로 볼 수 있다.)
3. 겸업의 이슈……. 다양성의 시대. 줄어든 근무시간은 어디로 흘러갈 것인가?
주 3일 휴무제를 하게 되면, 기존에 겸업을 금지하고 1개 직장에서의 '직무전념 의무'를 강조하던 현재의 규율이 비판받을 수 있다.
현재는 1개 직장에서 일을 잘하기 위해서 휴일을 주면 충분히 쉬거나 재충전해서 1개 직장에서 몰입해서 성과를 내야 한다.
그런데, 근무일 4일 vs 휴무일 3일이 되면, 휴무일 동안 (적어도 2일 정도는) 다른 업에 종사하거나 여가 및 휴식 외의 활동을 해도 충분한 시간이 나오게 된다.
그럼, 기업은 이러한 상황을 기존의 회사 규정에 의해서 '겸업 금지' 관점으로 보아 적극적으로 제재할 것인가? 아니면, 묵인하면서 사회적 흐름을 수용할 것인가?
당연히 현재보다는 이런 갈등이 많아질 것이다.
그럼, 다시 본질적으로 회사는 왜 주 4일제를 해야 하는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 내수 경기 활성화? 시대적 사명? 보편적 복지?
생각할수록 애매하다.
아직 사무직 근로시간에 대해서 명확하게 관리할 수 있는 방안도 애매한 상황에서 '왜?'라는 질문에 대해서 정말 답하기 어렵다.
추가적인 사항으로, 정말 주 32시간 제인 주 4일제를 도입하면, 임금 감액 이슈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만약 임금을 감액하려면, 회사는 기존 대비 80%의 시간으로 100% 가 아닌 80%의 업무만을 시킬 것인가?
만약 임금을 기존대로 달라고 하려면, 직원들은 기존 대비 시간은 80%가 되어도 업무결과물이나 효율성은 기존 대비 100%를 유지하겠다는 것에 확신을 줄 수 있는가?
둘 다 어렵다. 그래서, '임금 감액 없는'이라는 전제가 붙으면서 직원들의 효율성을 높이자고 한다.
그런데,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은 어렵고 애매하다.
왠지 씁쓸하지만 결국은 시간이 지날수록 노사 간 갈등 요소로 남아서 개별기업에서는 내부 분쟁이 있을 것이며, 시간을 두고 결국은 입법에 의해서 법률에서 정리되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