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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지원 Apr 28. 2024

피드백은 잘 받고 계신가요?

평가 6 _ 인사평가 정기 피드백

피드백의 종류는 인사평가 면담 등 정기피드백, 주단위 업무리뷰나 매일매일 벌어지는 수많은 대화 속에서의 수시피드백 등으로 다양하다.

오늘은 이 피드백 중 인사평가와 관련된 정기피드백으로 국한해서 이야기해 보려 한다.


인사평가를 단순하게 표현하면, 목표수립 - 중간 리뷰 (수차례) - 연말평가의 순서로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당연히 위 순서 그대로이다.

물론, 목표수립이 제일 중요하다.

목표가 수립되면 그에 따른 중간 과정 관리가 있게 되고, 그 이후에 목표달성 여부나 수행결과를 바탕으로 연말평가가 확정된다.

오늘의 이야기는 평가 피드백 중 목표수립 - 연말평가 피드백을 제외한 ‘중간리뷰 시 피드백’에 대한 부분이다.

중간리뷰는 인사평가의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제대로 된 목표관리를 위해서는 필수적인 코스이다.


그런데, 생각보다 잘 진행되지 못할 수도 있다.

제일 큰 이유는 다른 과정에 비해서 필수적이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다.

목표수립은 당연히 1년간 목표가 있어야 업무가 진행되므로 중요해서 진행한다.

연말평가는 평가 결과가 있어야 후속이행사항인 연봉인상, 인센티브 지급 등 보상에 연동할 수 있어서 반드시 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너무 바쁜 회사 생활 속에서 정말 꼭 필요한 절차 이외에는 중간에 스킵되기도 한다.




그러나, 중간리뷰 없는 인사평가가 말이 될까?

지구 지표면에서는 1도의 각도가 틀어진 채로 하늘로 레이저가 발사된다면 성층권 부근에서는 이 1도로 인한 차이가 몇 km일까?

목표수립이 완료되었다고 해도 중간의 목표의 수정이나 업무 수행 중 변화 상황들이 많을 수 있다.

무엇보다 평가자인 리더와 피평가자인 구성원 간에 서로의 의견이 다를 수도 있고, 제대로 하고 있는지 여부에 대한 수시 의견도 나누어야 하기에 중간 피드백이 적절하게 주어져야 한다.

그러나, 이렇게 제대로 된 성과관리를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중간리뷰 피드백’이 잘 진행이 안되지 않는 측면이 있다.


바쁘고 시간이 없는 등의 현실적이고 물리적인 사유를 일단 제외하고 중간리뷰 피드백이 잘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솔직한 피드백이 어렵다.


최근에 우연한 기회로 어느 외국계 기업에 갈 일이 있었다.

기본적인 성과관리 방식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던 중, 일반적인 업무 프로세스는 비슷하지만 다른 점을 느낄 수 있었다.

그곳에서는 정기적으로 리더와 구성원이 1on1 미팅을 정기적으로 (최소 월 1회) 진행되었다.

회사의 방향에 맞게 그 구성원이 제대로 행동하고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지를 점검하고 상호 대화를 나누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었다.

정기 피드백이 잘 진행되는 것도 중요했고 반드시 해야 되는 절차에 대한 인식도 유사했지만,

무엇보다 달랐던 것은 ‘솔직하게 말할 수 있다.’는 조직문화가 정착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편의상, 있는 그대로 이야기하는 것을 '직접적 피드백'이라고 하고,

실제로는 다른 말을 하고 싶은 것인데 숨겨서 다른 방식으로 상대를 배려하면서 이야기하는 것을 '간접적 피드백'이라고 나누어 보자.

이 회사를 살펴본 후 다시 일반적인 한국 기업들을 봤더니 ‘간접적 피드백’에 익숙한 것 같다.


인사평가 중간리뷰는 대개 목표수립 후 2~3개월 후에 한번, 그리고 동일 주기로 그 후에 또 한 번 정도 하면, 바로 연말 인사평가 시즌이다.

예를 들어, 5월 한복판에 업무상황을 리뷰하면서 정말 솔직하게 이야기했는데, 이로 인해서 리더와 구성원 간에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그래서, 리더들이 선택하는 방법 중에 하나가 간접적으로 최대한 부드럽게 돌리고 돌려서 이야기를 하게 된다.


정말 잘못하는 것이 있어도 1) 뭐가 잘못되었고, 2) 그동안 어떤 노력이 부족했고, 3) 이렇게 했으면 좋겠고 등등으로 이야기하고 싶지만,

실제로는 1) 잘하고 있는데, 2) 이거는 이렇게 조금만 더 개선했으면 좋겠고, 3) 이렇게 하면 앞으로 잘 될 거예요라고 이야기를 한다.


한참 일하는 시기인 5월 한복판에 너무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올해도 업무를 잘 수행하게 다독이고 이끌어야 하는 입장에서) 다소 덜 전달되어도 서로의 불편함을 제거하고 이야기를 하게 된다.

이렇게 하지 않고, 업무상황에서 정말 이야기하고 싶은 사항을 명확하고 분명하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에는 상당한 고난도 스킬이 요구될 수 있다.

그래서, 리더들은 중간 피드백을 어려워한다.




성과관리 관점과 성장육성 관점이 불일치하는 경우가 있다.


일반적으로 회사에서 리더들에게 요구하는 피드백은 업무 성과 및 관리 피드백구성원 성장육성 관점의 피드백을 동시에 요구하게 된다.

그래서, 업무에 대한 장면도 있지만, 해당 구성원의 성장육성도 같이 고민하고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말하고 싶은 각본대로 성과관리의 장면과 성장육성관리 장면이 비슷한 내용으로 진행된다면 참 좋을 것이다.

그러나, 중간리뷰 단계에서의 업무성과 측면은 부정적으로 말해 주어야 하는 상황이고, 성장육성 관점에서는 매우 긍정적으로 말해 주어야 하는 상황도 수시로 발생한다.


즉, 아직은 부족하지만 앞으로 노력하면 더 잘 될 거야 라는 피드백을 조심스럽게 하게 된다.

그런데, 앞서 이야기한 대로 ‘솔직하고 명확하게’ 이야기해야 하는데, 성과 부분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육성 관점의 이야기를 할 때 수용도가 확 떨어질 수 있다.


그래서 고민들을 많이 한다.

결국, 어떻게 될까?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주로 긍정적인 표현이 부정적인 표현을 덮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지금도 잘하고 있는데 조금만 더 보완해 주고 이렇게 노력하면 앞으로 매우 잘 될 거야.'라고 피드백하게 된다.


참 어렵다.





피드백 받는 것을 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해 본다.

회사에서는 리더들에게 피드백을 하라고 하지만, 구성원들은 피드백을 받는 것을 원할까?

업무를 수행하고 평가를 받아야 하는 입장에서는 내가 현재 제대로 하고 있는지를 리더에게 계속 물어보고 확인해야 한다,

그래서 수정보완하게 되고 이렇게 해서 연간의 목표를 달성하고 이를 평가받으면 된다.


당연한 이야기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은 생각보다 별로 일어나지 않는다.

본인의 현재 상태를 누군가에게 진단받고 싶어 하지 않고 지적을 당하길 싫어할 수 있다.

특히, 부정적 피드백에 대해서는 피드백하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 모두 익숙지 않다.


그래서, 본인의 판단으로 잘하는지 못하는지를 판단하고 스스로 노력하는 (때로는 노력하지 않는) 편이 생각보다 많다.

리더가 피드백을 한다고는 하지만, 피드백을 원하지 않는 구성원에게 일방적인 피드백을 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피드백을 원하지 않는 상태에서의 피드백은 수용성이 매우 낮다.

그럼, 피드백을 어떻게 하면 원하게 하는지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피드백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다.


리더들은 피드백을 위해서 무엇을 얼마나 준비하는가?

반드시 서면으로 피드백할 내용을 정리하라는 것이 아니다.

평상시에 작성된 업무 보고서에 빨간펜 수정 외에 해당 구성원의 업무 스타일, 전문성 여부,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한 사항, 개선 방식, 희망 커리어와 현재 업무의 연계성 등등을 종합 고려하여 분석하고  피드백할 사항을 미리 고민해 보는 비중이 얼마나 될까?


리더도 바쁘다. 각종 회의에 본인 업무에 부가적인 외부자리 등 하루가 너무 빠르다.

그러나, 리더의 숙명인 ‘피드백’을 잘하기 위해서는 일부의 시간은 피드백 준비에 할애해야 한다.


위에서 이야기했듯이 ‘간접적 전달’에 익숙한 현실에서, 말하고 싶은 바를 제대로 ‘간접적 전달’ 하기 위해서는 더욱더 준비가 필요하다.




글을 쓰고 보니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 있는 것 같다.



피드백을 원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

준비도 제대로 못하고 그냥 만나서,

말하고 싶은 바를 솔직하게 이야기도 못하고,

잘한다는 긍정적 사항만 이야기하다가 피드백이 종료되고,

결국 연말에 평가는 기대보다 안 좋게 주니,

리더와 구성원 간의 신뢰가 돈독해질 리 없고,

다시 피드백을 원하지 않을 수밖에 없다.



원래는 피드백을 원했던 구성원이라도 피드백을 원하지 않게 다시 바뀌게 될 수 있다.


이 고리를 선순환의 고리로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까?

결국, 피드백의 중요성을 깨닫고 피드백에 대한 준비를 하는 것부터가 아닐까 생각한다.


리더가 평상시에 충분히 고민하고 생각해 놓아야 하고, 피드백할 내용을 미리 준비하고 조금씩 노력해야 하는 것부터 개선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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