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가끔씩 혼술을 한다. 오직 나를 위해 잔을 든다. 누구를 위한 위로, 축하, 용기를 주기 위한 건배는 없다. 상대가 없으니 대화도 없다.
한 잔.. 두 잔쯤 되면 마음속 깊이 가둬둔 감정들이 아우성을 치곤 한다. 아우성에 귀를 기울인다 연민이나 동정심 따위는 필요 없다. 조용히 간절하고 친절하게 아우성과 타협한다. 곰팡이 같은 감정들만 사라져도 마음이 가볍다.
한잔 더 하고 싶을 때 술잔을 거둔다. 아쉬워야 다음을 기대한다. 술이 독이 되고 약이 되는 건 마시는 사람의 선택.
술은 죄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