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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란하마 Nov 24. 2021

하드보일드 한 스토리와 시골생활

- 마침표가 아니라 쉼표를 찍고 있는 중

  

                                                                                


  가을도 어느새 끝자락에 접어들었습니다. 녹색의 향연은 이제 막을 내렸습니다. 시인의 말대로 초록이 지쳐 단풍이 들고, 그 단풍잎도 땅에 묻혀 새로운 생명으로 부활하기 위해 침잠에 빠져듭니다. 쉬는 시간이 필요한 땝니다. 자연이나 사람이나 다 마찬가지입니다.   




  농부증이란 말이 있습니다. 농부에게 발생하는 정신적, 신체적 장애를 포괄하는 말입니다. 일종의 농부의 직업병이라고 할 수 있죠. 최근에 하우스병이라는 말도 생겼습니다. 비닐하우스의 고온다습한 작업환경으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을 하우스병이라고 합니다. 그런 병이 있었나 싶지만 농부들이 앓는 병은 사실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사회적 관심도 적거니와 농부 스스로가 농사를 지으며 몸이 아픈 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데 참 안타까운 일이죠. 그러니까 농부가 억지로라도 쉴 수 있도록 자연의 운행도 잠시 안단테의 속도로 걸음을 늦추는 건 참으로 오묘한 조화입니다.  




  한자 쉴 휴(休) 자의 모양을 보면 사람이 나무에 기대고 서있는 형상입니다. 예부터 사람이 쉬는 일은 자연과 떼놓을 수 없는 관계가 있다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물론 사람마다 취향과 형편에 따라서 쉬는 게 다르겠지만 어쨌든 휴식은 새로운 시작을 위해서 필요한 것입니다. recreation은 그냥 휴식만이 아니라 재창조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걸 보면 쉼과 일은 동전의 양면 같은 거란 생각이 듭니다. 

 

  오늘도 새벽길을 걸으면서 산, 물, 나무, 바람이 건네는 소리로부터 깨달음을 얻습니다.    

  눈에 들어오는 사실을 보지 말고 사실의 의미를 보려고 해 봐. 거기에 진실이 있거든. 그걸 제대로 못 보기 때문에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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