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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란하마 Apr 22. 2022

시가 예언이 되는 시대

-W. B. 예이츠의 재림(The Second Come)을 읽다

선회하며 넓어지는 소용돌이 위로 돌고 도는

매는 사냥꾼의 소리를 듣지 못한다. 

모든 것이 무너진다. 

중심을 잡을 수 없다. 

무질서만이 세상에 펼쳐지고, 

피로 물든 조수가 범람해

모든 곳에서 순수한 의식은 물에 잠긴다. 

최선의 무리들은 신념을 잃었고, 

최악의 인간들은 언제나 열정적이다. 

분명 어떤 계시가 가까워졌다.

틀림없이 재림이 가까워진 것이다.

재림! 그 단어를 내뱉자마자

정신세계에서 나온 거대한 형상이 내 시야를 괴롭힌다. 

사막의 어딘가 모래 속에서

사자의 몸에 인간의 머리가 붙은 형상이,

태양처럼 무표정하고 무자비한 시선이

느릿한 허벅지를 움직이고, 

그 주위로 온통 성난 사막의 그림자가 빙빙 돌고,

어둠이 다시 내린다.

허나 이제 나는 안다. 

이천년의 바위 같은 잠이 

흔들리는 요람 때문에 악몽에 시달렸음을. 

그리고 어떤 야수가 드디어 세상에 태어나려고  

베들레헴을 향해 휘청휘청 걷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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