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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란하마 Apr 25. 2022

Never Enough의 진짜 목소리

- 노래의 감동은 목소리에서 나옵니다

   

 

  최근 브리티시 갓 탤런트에 출연한 여성이 영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습니다. 로렌 올레드라는 출연자였죠. 무대에 등장한 그녀가 “제 목소리는 들어본 적이 있을 거예요. 하지만 제 얼굴은 모를 겁니다.”라고 말해 모든 심사위원들이 뭐지? 하는 표정을 일제히 지었는데요. 로렌은 다름 아니라 <위대한 쇼맨>의 OST인 ‘Never Enough’를 부른 가수였습니다. ‘Never Enough’는 노래를 좀 한다는 사람들은 거의 Cover 곡으로 한 번쯤 부른 노래이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위대한 쇼맨>에서 제니 린드 역을 맡은 레베카 퍼거슨이 부른 ‘Never Enough’는 립싱크였던 거죠, 워낙 완벽하게 립싱크를 했던 터라 많은 사람들이 레베카 버거슨이 직접 부른 것으로 알고 있었던 거죠. 저도 물론 그랬습니다. 레베카 퍼거슨은 노래도 잘하고, <미션 임파서블>에서는 액션은 물론 오토바이를 잘 타서 대단한 배우라고 생각했었거든요. 


                                                            <로렌 올레드>


  ‘Never Enough’를 부른 가수가 무대에 서자 심사위원들은 일제히 ‘오 마이 갓!’을 연발했습니다. 독설가 사이먼 코웰이 물었습니다. 

  “본인이 노래한 걸 왜 알리지 않았느냐?”

  “저는 무대 뒤에서 노래하는 게 편한 것 같아요. 그런데 그 Never Enough를 진심으로 마주할 준비가 되었고, 그래서 무대에 서게 됐습니다.”

  ‘Never Enough’의 가사가 자신의 인생을 담았다는 걸 이제서 깨달은 거겠죠. 노래가 끝나자 아만다가 골든 부저를 눌렀고, 심사위원들은 로렌에게 한 마디씩 말했습니다.  

  “당신이 빛이 날 수 있는 기회를 드리고 싶었어요.” 

  “우리는 당신의 손안에 음표가 된 것 같았어요.” 

  “마치 슈퍼스타를 초월한 것 같았어요.”

  사이먼 코웰도 감동적인 표정을 지으며 말했습니다. 

  “누군가는 지금까지 영화에서 여배우가 노래 부른 것으로 그렇게 알고 있었고, 가장 놀라운 보컬 중 한 명인 것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지금 매우 가치 있는 무대를 봤습니다. 세상에서 제가 경험한 오디션 중 가장 놀라운 순간이었습니다.”  

  김용화 감독이 연출하고, 김아중이 여주로 나왔던 <미녀는 괴로워>가 떠올랐습니다. 모습은 보이지 않고, 무대 뒤에서 목소리로만 들려주는 얼굴 없는 가수. 우리 공연계에도 적지 않게 있다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중에게 공인받지 않은 얼굴 없는 가수라고 해서 감동의 볼륨을 일부러 줄이는 건 무지이고, 폭력입니다. 오늘도 대학로나 홍대에서 버스킹을 하는 가수분들에게 무한 응원을 보냅니다. 당신의 목소리를 여전히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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