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아

Offering, 드림

by 참읽기


Offering=Offer(toward; ~를 향해) + ing, "드림, 헌물"이라는 뜻이야.

귀한 분을 향해 내 것을 내밀어 드리는 거야. 나의 소중한 것을 온전히 바치기로.


엄마는 상상력이 풍부하거나 아이디어가 기발한 편은 아니야. 대신 하나에 골똘히 빠지거나 반대로 두리번거리며 주변을 관찰하는 편이지. 그날도 그랬어.


그날은 유난히 골똘한 날이었어. 어쩌면 엄마가 외할머니와 마음이 불편한 대화를 나눈 아침이었을 수도 있어. 스무 살에는 가끔 그런 날이 있거든. 고개를 숙인 채 등굣길 계단을 디뎠지. 돌에 글이 쓰여 있는 걸 처음 봤어. 순간 이해가 안 됐어. '모교에 dream?' '모교 에드림?' 거의 3-4분 정도 이해하지 못했어. 지금 생각하면 참 이상하지? 단과대학 건물에 들어서다 거울을 마주쳤어. 금박으로 "증(贈)"이라고 쓰인 것을 보고 그제야 깨달았지. 같은 의미구나.


"OO회사 증", "OO기 동창회 증"처럼 "증"에는 준 사람의 이름이 꼭 드러나. 하지만 "모교에 드림"은 달라. 받는 이는 있지만 준 이는 없어도 돼. 더 진실하게 느껴서 좋더라. 그때부터 마음에 담아두었지.


원래부터 좋아했다고 생각했던 "드림"이라는 단어가 너로 인해 선명하게 다가왔어. 등굣길과 돌계단이 떠오르더라. 여전히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어. 네게 꼭 보여주고 싶었거든. 감사하게도 오늘 기회가 생겨서 아주 오랜만에 학교에 다녀왔어. 돌계단은 그날처럼 그 자리에 있어.


드림아, 나는 너를 낳고 기르지만 너를 만드신 분은 따로 있어. 나는 너의 엄마지만 너에게는 영원한 아버지가 계셔. 그분이 내게 너를 주셨기에, 나는 그분에게 나와 너의 삶을 드리기로 고백해. 그래서 너의 이름을 드림이라고 불러.


드림아, 너를 그렇게 부를 수 있어서 엄마는 정말 감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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