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기? 무슨 뜻인가 찾아보니 송이송이 열린 꽃이 마치 밥알 같아서 밥알탱이, 밥알태기, 박태기란다. 그러고보니 나무 전체에 다닥다닥 붙은 진분홍 꽃송이들이 영락없는 밥알이다. 먹을 것 없던 시절 나무에 그득하게 열린 기름한 꽃을 보며 사람들은 얼마나 소망했을까? ‘저게 다 밥알이며 내 새끼 입에 넣어 줄 텐데.’
우리 엄마도 그랬나 보다. 말끝에 누가 얼마를 벌었다, 이게 얼마였다가 떠나지 않았다. 20대엔 원색적인 돈 표현이 듣기 싫었다. 내내 귀등으로 흘리다가 방으로 들어가버린 적도 많았다. 내가 애 둘을 기르며 이제야 엄마의 시간을 생각해 본다. 넉넉지 않은 형편에 셋을 키우면서 자식 입에 들어갈 밥이 떨어질까 봐 낮에는 동동거리며 살림하고, 밤에는 답 나오지 않는 계산 앞에 한숨지었겠지. 돈 얘기는 숨길 수 없는 말이었으리라.
곧 밥이 되어 떨어질 것 같은 꽃을 그리며 엄마가 내 입에 넣어주던 소복한 한 술을 떠올린다. 부둥켜지지 않는 돈이지만 자식을 배불리기 위한 몸부림. 이제 내가 엄마에게 하얀 쌀밥을 한가득 넣어드리고 싶다.
“엄마, 내 걱정 말아. 이제 엄마가 따뜻하게 먹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