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꿀꿀해서 인가, 지난밤 잠을 자다 깨서 인가. 마음이 가라앉는다. 이런 날을 글감 찾기가 힘들다. 어제 봤던 영화에 대해서 써볼까, 지금 만들고 있는 무생채에 대해 써볼까.
뭐든 글을 쓰기 위해 생각을 하다 보면 에잇, 별거 아니네. 하면 쓰던 글을 지워버린다. 딱히 대단한 무언가를 찾는 건 아닌데, 오늘따라 대단한 걸 찾지 못해 글을 썼다 지웠다를 반복한다.
인생 뭐 대단한 게 있을까 싶다가도 사소한 무언가 안에서 뭔가를 발견하고 그것을 글로 옮기는데, 오늘따라 마음도 글도 시무룩하다.
이런 날은 뜨끈한 수제비를 먹고 싶다. 호박, 양파 넣은 구수한 멸치국물에 손으로 반죽한 수제비 덩이를 조금씩 때어 국물에 익힌다. 보글보글. 잘 익은 김장 김치를 찢는다. 뜨끈한 수제비를 한 입 먹고, 김치 한 입 먹고. 숟가락이 모자라 대접을 두 손으로 잡고 입으로 마시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