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가 들려주는 아기돼지 삼 형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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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이름은 미카엘이랍니다. 천사의 이름에서 따왔다고 어머니가 그러셨죠. 저는 늑대이지만 채식주의자랍니다.
피가 나는 토끼나 사슴만 보면 너무 안쓰러워서 지혈을 해주고 치료를 해주는 데, 저희 형 프레드릭은 저를 돌+아이라며 놀리며 제가 구해준 동물들을 먹어치웁니다. 너무 끔찍하고 잔인무도함이 너무 싫어요. 그래서 저는 저희 늑대가족과 친구들 사이에서 왕따처럼 지내고 있어요. 그렇다고 제 식성을 바꾸고 싶진 않네요.
어느 날, 제가 살고 있는 숲 건너편에 돼지가족이 이사를 왔어요.
저는 어떻게 저들과 친해볼까 호시탐탐 보고 있었지요. 저희 형 프레드릭은 어떻게 저들을 잡아먹을까 호시탐탐 보고 있었고요.
돼지는 삼 형제로 보였는데 어찌나 겁이 많은지 제가 인사를 하기 위해 웃으며 다가갔더니 완전히 혼비백산을 하며 달아나더라고요.
저는 또 한 번 상처를 받았죠. 친구를 만들고 싶었는데 말이죠. 워낙 자주 있는 일이라 그냥 그러려니 했어요.
그런 저의 모습을 본 제 형 프레드릭은 혀를 끌끌 차며 늑대 망신 다 시킨다고 하더군요. 쩝.
그러던 어느 날, 돼지 삼 형제 중 첫째 돼지가 호숫가에서 잠들어 있는 거 아닌가요.
저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호수에서 헤엄치면서 돼지에게 방긋 인사를 했어요.
절 본 첫째 돼지는 놀라서 그 자리에서 심장마비를 죽어버렸답니다. 제가 어떻게 인공호흡이라도 해주려고 했으나 가엾은 돼지는 이미 하늘나라로 떠나고 말았죠.
저는 옆에 있는 가지들을 모아 무덤을 만들어 주려고 하는데, 저희 형 프레드릭이 와서 죽은 돼지를 남짝 물고 집으로 갔습니다.
너무너무 슬펐어요.
다음 날, 돼지 삼 형제 중 둘째 돼지가 동굴 안에서 뭔가를 만드는 것 같았어요.
아마 돼지들 사이에서 늑대가 나타나 첫째 돼지를 잡아갔다는 소문이 난 것 같더라고요.
둘째 돼지는 동굴 안에서 통나무를 가지고 튼튼한 문을 만들어 놓고선, 이제는 걱정 없다며 맛있는 저녁을 해 먹더라고요.
저는 첫째 돼지처럼 절 보고 놀라서 죽을까 봐 몰래 훔쳐보고만 있었어요.
근데, 돼지네 형제들에게 드리운 불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나 봐요.
저녁을 해 먹던 둘째 돼지는 밀폐된 공간에서 불을 피우다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그만 죽고 말았어요.
저는 뭐 어떻게 해볼 도리도 없이 또 다른 죽음을 목격하고 말았죠.
제가 슬퍼하고 있으니 저희 형 프레드릭이 또 나타나 둘째 돼지를 물고 집으로 갔습니다.
그다음 날,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숲 너머로 산책을 떠났어요.
거기서 잔뜩 화가 난 셋째 돼지를 만난 거예요.
늑대 때문에 풍비박산이 난 가족을 뒤로하고 늑대라면 넌덜머리가 난다며 숲을 떠난다고 하더군요.
어떻게 알았냐고요? 셋째 돼지는 두 형들과 다르게 저를 보고도 놀라거나 도망가지 않고 저에게 말을 걸어주었어요.
물론 형들의 죽음으로 반쯤 넋이 나간 체 말이었지만요. 저는 셋째 돼지에게 형들의 죽음에 대해 오해를 풀었으면하여, 지난 이야기를 해주었어요.
감사하게도 셋째 돼지는 제 말을 믿어주었어요.
드디어 저에게도 친구가 생긴 거예요. 야호!!
저는 셋째 돼지와 산딸기를 따 먹으며 같이 호수에서 수영도 하고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