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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all을 보고

by 노정희

영화 더 폴; 디렉터스컷


영화는 종합 예술이라고 한다.

미술작품에서의 아름다움, 음악작품에서의 아름다움, 문학작품에서의 아름다움을 합쳐 놓은 것이 영화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 영화 더 폴 (the Fall)이 딱 그렇다. 매 장면 장면 아름답지 않은 장면이 없다. 특히 액자식 구성 중 주인공이 들려는 이야기 속 장면들이 특히나 아름답다. 전 세계의 아름다운 명소들이 현란한 분장의 캐릭터들과 묘하게 어우러진다.


끝없이 펼쳐지는 주황색 사막과 눈이 시릴정도로 파란 하늘의 대비, 그 안의 오브제처럼 놓인 캐릭터.

기하학 모양의 담벼락을 가득 채운 화면 위로 뛰어가는 인물들.

현란하지만 유치하지 않고, 20년 전 영화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세련된 각 캐릭터의 의상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줄거리 또한 재미있다.

할리우드 초창기 시절, 안전장비가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바로 그때, 불의의 사고로 하반신 마비를 겪는 주인공(스턴트맨)과 그의 이야기를 천진난만한 눈망울로 듣는 여자 꼬마아이의 이야기가 소박한 재미를 준다. 꼬마 아이도 어떤 폭도들에 의해서 아버지를 잃고, 집도 불타버리는 기구한 사연이 있다.


절망할 수밖에 없을 것 같은 불운한 삶 속에서, 삶의 희망을 놓아버리는 자와 담담히 받아들이는 캐릭터의 대비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어내야 하는 많은 불운들을 우리는 어떤 자세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을 것인가를 생각해 보게 된다.


아름다운 이야기와 아름다운 장면들의 연속으로, 꼭 극장에서 관람하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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