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아이를 잘 키우고 싶어 하는 건 본능에 가까운 디폴드 값이다. 나보다 더 잘 살게 해주고 싶은 마음으로 우리는 소득의 많은 부분을 아이의 교육비에 투자를 한다.
이놈의 교육비는 국가 문제가 될 만큼 만만치가 않다. 월급쟁이 봉급 뻔한데, 사교육비는 정말 뻔하지 않다. 학군지가 아니어도, 영어 시켜야지, 수학시켜야지, 논술의 비중이 커지고 있으니 논술도 조금 시켜야 하고, 특히 남자아이는 운동도 시켜줘야 한다. 이게 다 돈이다. 노후자금의 상당 부분을 여기에 때려 넣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사교육에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엄마표 공부와 자기 주도공부, 사교육 없이 공부하라는 내용의 교육 도서를 수십 권 읽었어도 학원 상담실장님과 몇 마디 나누면 다 소용이 없어진다. 빨리 진도 빼고 쭉쭉 달리란다. 레테(레벨테스트)를 보고 성적이 잘 나오면 우리 아이가 더 잘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학원에 등록시키고, 레테 성적이 못 나오면 빨리 배워서 뒤쳐지 말아야지 하는 마음에 학원에 등록시킨다. 또 레테에서 떨어지는 아이도 있어, 붙여주기만 하면 감사하는 마음으로 얼른 카드를 공손이 내민다.
우리 동네에는 입학시험이 있는 유명 사립중학교가 있어 동네에 공부에 관심 좀 있다고 하는 모든 아이들이 그 시험준비를 한다. 우리 아이도 2년 전에 시험 준비를 시작했고 말로만 듣던 선행 심화하느라 대형 학원에 다닌 적이 있다. 매월 학업성취 리포트가 학부모에게 전달되고, 시험 몇 달 전부터는 모의고사와 그 풀이반이 개설되어 주 7일을 학원을 보낸 적이 있었다. 아이도 학원의 모든 아이들이 한 곳을 바라보며 공부하니 그래야 하는 줄 알고 군소리 없이 학원을 다녔다.
돈도 돈이고, 아이도 안쓰럽기도 하고 이게 뭐 하는 짓인가 하는 생각이 불쑥불쑥 들었다. 하지만 기왕시작한 거 끝까지 해야 했고 입학시험은 붙은 아이를 찾아보기 힘들게 우리 아이를 포함하여 많은아이들이 떨어졌다. 너도 떨어지고 나도 떨어지니 서운하고 아쉬운 마음보다 시원 후련한 마음이었다. 아이도 마찬가지 인듯했다.
2년간의 대형 학원공부에 질리기도 한 아이는 일반 동네 중학교 입학 후, 혼자 공부하기로 결정했다. 혼자 하다가 본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때, 학원이 되던, 인강 (인터넷 강의)이 되던 다시 알아보자고 했다. 도서관에서 혼자 공부하는 녀석을 보면 기특하기도 하고 교육비를 절약해 주니 심지어 고맙기까지도 하다. (아이가 돈을 맡긴 것도 아닌데 참...)
물론 혼자서 잘하고 있는지, 엉뚱하게 삽질하고 있는 건 아닌지 불쑥불쑥 걱정이 들기도 한다.
또 친구 엄마와 학원 이야기를 하면 영락없이 불안이 엄습한다. 이대로 괜찮은가...
그래서 심리적 안정을 위해, 유튜브를 켠다. 김주환 교수는 엄마들은 아이 공부에 간섭하지 말고 아이 시험범위는 알려고도 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엄마가 간섭을 안 할수록 아이는 자율성이 높아지고 공부에 부정적 정서가 생기지 않아 아이 공부에 더 유리하단다.
아이고~~ 신경 끄자 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