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다행이다.
며칠 전, 산책을 하다 벚꽃이 말갛게 피어있는 모습에 반가움보다는 당혹감을 느꼈다.
작년 12월 시작된 일이 아직도 정리가 되지 않았는데, 겨울이 끝나기 전에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갈 줄 알았는데. 어쩌자고 벌써 봄이 와 버린 것일까?
자연의 시계는 한 치의 어긋남도 없는데...
뭐가 그리 어려운 일이라고 이리도 오래 걸린 단 말인가?
드디어 어제 선고일이 발표되었다.
휴! 다행이다.
내가 믿는 모든 것이 틀리지 않았다면 내가 바라는 결론이 나겠지?
너무 당연한 건데, 끝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다는 것이 참 안타까운 시절이다.
거울을 보다 흰머리를 발견했다. 둔한 손가락으로 흰머리와 함께 검은 머리까지 뽑아버리는 참극이 발생해 버렸다. 이게 모두 스트레스 탓이야.
지난 주말, 스트레스 회피차원으로 넷플릭스 화제작 "폭삭 속았수다" 16부작을 정주행 했다. 울다 웃다, 울다 웃다를 반복하며 이틀을 보냈다. 드라마와 현실이 분간이 되지 않을 정도로 폭 빠져들었던 이틀이었다.
선고발표가 나지 않았던 그저께 월요일 아침, 아직 모든 게 그대로라는 게 생경스러웠다. 오히려 더 위태로운 상황으로 악화되고 있다는 이야기에 한숨이 터져 나왔다.
드디어, 어제 선고일이 잡혔다.
이번 주 금요일이 되면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겠지?
죄를 지으면 벌 받는 것이 당연한 세상으로...
아자아자! 파이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