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thirtynine Sep 15. 2021
달 길 열리던 밤
가을 끝나는 날
초소 뚫는 바람에
총부리는 차가웠다
달빛 일렁이는 바다 위로
시린 내 눈을 띄워
나지막이 들리는 풀벌레 울음과
산 아래 부딪치는 파도 소리의
틈을 가득 메운다
수평선 끝
시야 닿는 곳마다
수놓은 불빛들을
잠들기 전 사수는
새벽에 나선 오징어잡이 배라 했다
괜스레 저 배에라도 올라
시야 닿는 끝, 모두 넘어서면
다 내 고향일 것만 같다
그곳에서 내 누이도, 어머니도
새벽밥 짓고 있겠지
(글쓴이 맺음말)
군 생활을 바닷가 끝 하얀 등대가 멋졌던 레이더기지에서 보냈습니다. 절벽 끝 서른 명 정도가 생활할 수 있는 공간만 허락했던 그곳에서 처음 새벽 근무를 나섰을 때 달 길 열리던 그 바다를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그때 느꼈던 낯선 바다와 사람들,
익숙히 알던 곳에서 혼자 떨어져 나와
궤도 이탈한 별똥별이 된 것 같았던 기분,
내 사람들을 그리워했던 마음이
귀에 익은 풀벌레 소리에 불현듯 떠올라
조금 난해할 수 있는 시를 써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