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매

by thirty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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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매



병원가는 엘리베이터

층층이 문이 열고 닫힐 때마다

한 노파가 안으로 폐지를 하나라도

더 챙겨 넣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얼른 같이 도와드리고는 갑자기 지갑에서 만원을 꺼내

맛있는 거 사드세요

할머니 꼭 식사하시는데 쓰세요

하고 드렸다

그제야 눈 마주친 할머니께서

두 손 꼭 잡으며 너무 고맙다 하신다

오는 길에 마취가 덜 풀린 입가에 배시시 미소가 번진다

하루 나절 마음이 넉넉했다


아스팔트 끌어 오르는 날

리어카에 폐지 가득 실은 노파가

거친 숨을 가다듬으며 바닥에 털썩 주저 앉았다

얼른 차를 길 가에 세워 가로수 그늘 밑으로

짐을 옮겨 드리고는 갑자기 지갑에서 만원을 꺼내

맛있는 거 사드세요

할머니 꼭 식사하시는데 쓰세요

하고 드렸다

그러자 할머니는 두 손 꼭 잡으며

괜찮다 하셨다

가는 길 내내 울음이 났다

그 얼굴이,

깊은 주름 옅은 미소가

우리 외할머니를 똑 닮았다

본인 것 다 내어 주시던 우리 외할매를 똑 닮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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