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매
병원가는 엘리베이터
층층이 문이 열고 닫힐 때마다
한 노파가 안으로 폐지를 하나라도
더 챙겨 넣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얼른 같이 도와드리고는 갑자기 지갑에서 만원을 꺼내
맛있는 거 사드세요
할머니 꼭 식사하시는데 쓰세요
하고 드렸다
그제야 눈 마주친 할머니께서
두 손 꼭 잡으며 너무 고맙다 하신다
오는 길에 마취가 덜 풀린 입가에 배시시 미소가 번진다
하루 나절 마음이 넉넉했다
아스팔트 끌어 오르는 날
리어카에 폐지 가득 실은 노파가
거친 숨을 가다듬으며 바닥에 털썩 주저 앉았다
얼른 차를 길 가에 세워 가로수 그늘 밑으로
짐을 옮겨 드리고는 갑자기 지갑에서 만원을 꺼내
맛있는 거 사드세요
할머니 꼭 식사하시는데 쓰세요
하고 드렸다
그러자 할머니는 두 손 꼭 잡으며
괜찮다 하셨다
가는 길 내내 울음이 났다
그 얼굴이,
깊은 주름 옅은 미소가
우리 외할머니를 똑 닮았다
본인 것 다 내어 주시던 우리 외할매를 똑 닮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