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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원 Nov 18. 2022

선임이 다르면 곤란해

출근 둘째 날

  먼저 직장 구조를 설명해야겠다. 본사가 있고 매장이 있는데, 매장에는 바나나 부점장님과 자두 매니저, 그리고 개인사업자로 들어와 있는 1차 고객님들이 있다. 흔히 말하는 손님은 1차 고객님(파트너)에게 오는 2차 고객님이다.


  첫날에는 나와 자두 매니저가 근무했고, 이튿날에는 나와 부점장님이 근무할 차례였다. 그런데 첫날, 자두 매니저와 파트너 분들이 모두 나와 부점장님의 조합에 대해 이야기했다. 맞으면 잘 맞고 아니면 정말 아닐 것 같다고. 누구는 부점장님이 무섭다고 했고 누구는 언니 같은 분이라고 했다. 남자라고 들었지만 자상하고 이야기를 잘 들어준다는 뜻인 것 같았다. 그리고 나를 가장 두렵게 만든 것은, 데스크 서랍 속에 있는 부점장님의 'MZ가 따르는 리더 되는 법'이란 책이었다.


  실제로 만나보니 정말 부드러운 분이었다. 무섭지도 않았고 자상했다. 그리고 이야기하는 걸 좋아해서 꽤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드라마며 노래며 그런 것 까지도. 부점장님은 내게 칭찬해야 잘하는 타입인지, 지적해야 잘하는 타입인지 물었고 나는 전자라고 답했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부점장님은 95%의 칭찬으로 나를 대해주었다. 5%도 굉장히 부드러운 지적이었고. 덕분에 자두 매니저는 그만큼 내게 지적을 더 해야 했다.


  하여, 누구와 근무하느냐에 따라 나는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신세가 되었다. 너무 급격한 온도 차는 사람에게 좋지 않아. 안 그래도 나약한 인간이라고요. 아시겠어요? 저는 무말랭이 같은 사람이라고요. 이 온도 차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고민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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