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 갈아 끼우기
- 열원 님은 되게 착하신 것 같아요.
- 열원 님 너무 잘 웃어주시고 따뜻해 보여요.
- ENFP라고요? 에이, 완전 I같은데.
아니야. 아니라고. 모두들 엄청난 착각을 하고 있어.
나는 일만 하면 사람이 변한다. 정확히는 돈을 버는 노동을 하게 되면, 착해지고 경직된다. 착한경직남이 되는 것이다. 내가 주변인에게 어떤 저주를 퍼붓고, 화가 날 때 얼마나 눈치를 보게 만들고, 얼마나 나대고 다니는지 직장 내 사람들은 전혀 모르고 있다. 내 본모습을 알려줘야겠어.
- 밖에 나가면 또 달라요.
내 본모습을 알려주려다 그 한마디만 하고 말았다. 그래 멋진 사회인은 극악무도한 모습을 숨길 줄도 알아야 해.
모 유명 화장품 매장에서 일했던 친구 낫은 대 코로나 시대에 마스크 덕을 톡톡히 봤다고 한다. 진상 손님을 마주하면 눈은 웃으며 입으로는 육두문자를 내뱉을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나는 아직 진상을 만나지 않았고, 눈과 입을 따로 움직이는 고급 스킬을 쓸 줄도 모른다. 그렇지만 눈과 입을 따로 쓰는 낫을 생각하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모든 사회인이 마음속에 그런 모습 하나씩 가지고 있는 것 같아서 말이다.
히어로는 아니지만 바깥에 나서면 돌변하는 나, 제법 이중생활일지도.
오늘도 들키지 않은 채 업무를 하는 나를 칭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