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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원 Nov 29. 2022

식당은 없어 배고파도

점심식사

  내가 일하는 매장은 성수에 위치해 있다. 성수? 밥값이 비싸다. 많은 사람들이 놀러오는 동네라 그렇다. 그렇지만 직장인도 많은 곳이기에 꽤 많은 한식뷔페가 있다. 그래서 한식뷔페를 공략하려 했는데 그 역시도 부담스러웠다. 나는 밥값으로 달에 30만원을 책정해놓았는데 한끼에 7000원이면 대략 14만원이 나가는 것 아닌가. 그리고 점심시간이 정해진 것도 아니어서 한식뷔페 시간을 매번 맞추기도 불가능한 일이었다.

  다음 작전으로 가자.


  나는 편의점 도시락을 사 먹기로 했다. 그래 요즘엔 편의점 도시락도 잘 나온다는데 뭐 어때. 나는 편의점에서 5000원이 넘지 않는 도시락을 먹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이번에도 문제 발생. 매장 근처에 편의점이 없다. 1분 1초가 아까운 지각쟁이에게 동선 낭비는 타격이 크다. 그렇다고 귀중한 점심시간을 도시락 사러 나가는 것으로 낭비할 수는 없어.


  그래서 집 앞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샀다. 가방에 넣고 지하철을 타고 매장에 도착해서 락커룸에 넣으려 꺼내면? 그것은 비빔밥(과장)이 되어있다. 양념과 반찬이 이리저리 이동해있고 어떤 때는 비닐을 뜯으면 양념이 새어나온다. 어떻게 해결했냐하면, 해결하지 못했다. 어쩔 수 없어. 가끔씩 지저분한 도시락이 싫을 때면 도시락을 들고 지하철을 탄다.


  자두 매니저는 자주 묻는다.

  - 열원 님 식사 어떻게 해요?

  - 뻔한 거요.

  - 도시락요?


  편의점 도시락을 든 채로 지하철을 타는 사람이 있다면,

  아마도 그는 식사를 어떻게 해결해도 상관 없으며

  매번 나가는 점심값이 부담스러우며

  도시락이 섞이지 않길 바라는

  그런 사람일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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