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오후에 엄마랑 복숭아잼을 만들었다. 군데군데 갈색 빛이 도는 무른 과육을 다지고, 설탕을 넣어 약불에 졸이며 천천히 저었다. 깨끗한 유리병에 담아 식히고 있는데, 엄마가 좋은 냄새가 난다며 얼굴에 손바닥을 가져다 댔다. 장갑을 끼지 않았던 엄마의 손에서는 달콤하고 선명한 여름의 향기가 났다.
왠지 유독 생생하고 또렷한 칠월이다. 사람과 사람이 이어져 있다는 감각, 사랑의 형태와 생동감이 여름빛처럼 선명히 쏟아진다. 끓어오르는 잼처럼 뜨거운 날씨가 버겁지만, 고작 두어 달 뒤면 이 모든 게 흐릿해진다고 생각하니 괜히 마음이 싱숭생숭 어지럽기도 하다. 세상이 머금고 있던 초록을 뱉어내기 전, 비 온 뒤의 짙은 녹음을 걸어보면 좋겠다. 적당히 축축하고 물기 어린 초록 그림자를 밟으며 누군가를 마음껏 그리워하고 싶다.
창틈으로 더운 바람이 새어 들어온다. 젖은 빨래에서는 햇빛 냄새가 나고, 복숭아잼이 담긴 유리병은 옅은 주황색을 띤다.
여름, 세상은 너무도 선명한 여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