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으로 관성을 이겨낼 수 있을까?

by 소혜

관성은 익숙함이 만들어낸 벽과 같다.

정도는 다르겠지만 누구든 익숙함을 편안하게 느끼는 것은 당연하니까. 그 튼튼한 벽을 허물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많은 힘이 필요하다. 나는 대개 루틴보다 마음을 따르는 충동적인 사람이라 더욱 그렇다. 시작했다가도 금방 질려서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어떠한 다짐이 습관이 된 적은 거의 없다. 작심삼일이라는 사자성어는 아마도 나를 위해 만들어진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익숙함을 깨고 귀찮음을 견디는 인내가 필요하다. 원하는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는 까닭은, 잘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꾸준히 하지 않아서인 경우가 훨씬 많다.


그렇다고 관성을 깨는 것이 불가능한가? 결코 쉽지는 않지만 불가능까진 아닐 것이다. 게으르고 귀찮음이 많은 내가, 글을 다시 꾸준히 쓰겠다는 다짐을 세 달째 지키고 있으니. 겨우 몇 달 해놓고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우습지만, 내 기준에서는 나름 뿌듯한 일이다. 오늘도 슬금슬금 게으름이 피어나는 자리에 부지런한 다짐을 채워 넣고자 몸을 움직여 카페로 왔다. 마감이 끝나면 바로 드러누울 것이 안 봐도 비디오이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움직이고 변화시키는 동력은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사랑, 질투, 열등감, 불안, 경쟁심 등 꽤 다양하다. 물론 나도 이 감정들을 살면서 모두 겪어보았다. 한 가지 깨달은 점은, 불안과 열등감으로 채워진 동력은 빨리 소진되지만 사랑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불안은 나를 숨이 차게 달리게 하지만, 사랑은 지치지 않고 오래도록 걸어가게 한다. 속력보다는 방향을 잡게 해주는 단단한 힘이 있다. 그래서 익숙함이 만들어낸 벽에 균열을 내고, 무너뜨리진 못해도 얼마든지 흔들어 놓을 수 있다.

누군가가 노력해서 무언가를 바꾸었다면, 관성을 이겨낸 것이 아니라 선택의 연속에서 사랑을 택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나는 글을 잘 쓰지도 못하고 그저 좋아할 뿐이지만 그 마음 하나로 글쓰기라는 소중한 습관을 만들었으니 정말 다행이다. 사랑을 택하면 최소한 후회는 없지 않을까. 물론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사랑으로 계속 걸어가고 싶다. 나의 특기이자 타고난 관성인 게으름에 균열을 내는 사랑을 앞으로도 자주, 그리고 꾸준히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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