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로 리더십을 배우다 056

《論語》 學而 첫 구절 (2020.03.20)

by 홈런이아버님

안녕하십니까. 좋은 아침입니다.

코로나19로 회사에서 여러 소통의 수단이 제한된 가운데, 신임 팀장 리더십 학습동아리 활동 등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운영해 볼까 하다가, 다시 살릴 것도 없는 전공이지만 그래도 제 전공을 살리면서 동시에 리더십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論語》 를 가지고 파일럿 개념으로 글 한 편 써 봤는데 다른 팀장님들은 어떤 반응일지 몰라서 기업문화팀원들에게 테스트해 보고자 먼저 공유해 봅니다. 이런 글이 다른 신임팀장님들에게 도움이 될지 고민이어서, 혹 피드백 주실 부분 있으면 어떤 의견이라도 회신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무 글이나 일단 쓴 거니 아무렇게나 피드백 주셔도 됩니다. (요새 아무 노래에 푹 빠져서 아무라는 말이 입에 붙었습니다.)


子曰 學而時習之면 不亦說乎아. 有朋이 自遠方來하면 不亦樂乎아. 人不知而不慍이면 不亦君子乎아.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하랴! 벗이 먼 곳으로부터 찾아오면 또한 즐겁지 아니하랴! 사람들이 나를 알아주지 아니하여도 원망하지 않는다면 어찌 군자가 아니랴!”


논어를 잘 모르시는 분들도 이 구절은 들어 보셨을 거라 믿습니다. 저 또한 이 구절만큼은 아주 자신 있게 한 글자도 빼지 않고 외워서 쓸 수 있습니다. 마치 수학의 집합이나 영어의 품사처럼 맨 앞에 있다는 이유로 수도 없이 반복해서 봐왔던 부분이니까요.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가장 중요한 핵심이기에 가장 앞에 있는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다면 論語를 여는 첫 글자인 學, 즉 배움이라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새로운 지식이나 교육, 기술을 직접 경험을 통해서 알게 되거나, 책이나 여러 자료를 통한 간접 경험으로 깨닫게 되거나, 남의 행동이나 태도를 본받거나 하는 행동을 배움이라고 합니다. 결론적으로 배움은 지금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서 변화하고 성장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성장을 위해서 중요한 것은 네 번째 글자인 習, 즉 익히는 것입니다. 배움이 꼭 주체적인 필요는 없습니다. 학교에서도 강제로 주입되기도 하고, 사회에 나와서도 일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체득되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익히는 것, 꾸준히 하는 것, 이걸 왜 하는지 고민하는 것, 그리고 습관화하는 것은 반드시 스스로의 힘으로 해야만 합니다. 배운 것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때때로라고는 했지만 사실은 적시에 시간을 내서 반복하여 습관으로 만들어야 하고, 이를 통해 성장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그러면 마침내 꾸준한 노력으로 이룬 배움에서 나온 성장이 바로 우리에게 큰 기쁨을 주는 것일 겁니다.


學習은 이 두 글자가 어우러져서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성장의 즐거움을 제대로 깨닫게 해주는 것이 벗이 아닐까 싶습니다. 여기서 벗은 단순한 친구가 아닙니다. 같은 목적을 가지고 같은 길을 가는 이들이 바로 벗입니다. 직장에서는 옆에 있는 동료들이 바로 벗일 수 있습니다. 이들이 필요할 때건 필요하지 않을 때건 연락하고 찾아주어 같이 배우고 익히고자 한다면 그것이 바로 진정한 성장이고 진짜 즐거움이 아닐까요? 또한 이런 자신의 성장이 꼭 남이 알아주고 성과로 인정받는 게 아니라 스스로 떳떳하고 만족스럽다면 인생에서 어떤 것보다도 의미 있고 가치 있는 것임에 분명합니다.


논어 학이편의 첫 구절 이야기를 열심히 했는데, 이는 인생의 전반에 적용되는 이야기일 겁니다. 직장에서도 당연히 적용되고요. 직무에 대한 역량이 올라가는 것 외에도 리더십도 분명 학습의 산물입니다. 저의 경우에는 매우 운이 좋아 리더십을 학습할 기회가 매우 일찍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사원 때부터 보상업무를 하면서 계약직 직원들을 챙기면서 일을 해 나가야 했었고, 과장 1년 차 때 주재원으로 나가 인사 총무 법무 총괄 역할을 분수에 맞지 않게 이른 30대 초반의 나이에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리더의 무게가 매우 무겁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스스로 부족함을 많이 느꼈었고요. 주재원 복귀 후에도 연구소에서도 비공식이었지만 W/G장 역할을 하면서 해외에서 배운 것을 다르게 적용해 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배움 뿐만 아니라 익힐 수 있는 기회가 강제로라도 주어졌기에 그래도 남들보다 더 고민하고 적용해 볼 시간이 많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런 경험을 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것은 함께 일했던 구성원의 인정입니다. 아직도 연락을 주는 구성원들, 함께 일했던 동료들의 인정이 진정한 나의 성장의 증명이었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이것이 회사 생활하면서 스스로에게 남아있는 가장 큰 희열이자 가치인 것 같습니다. 저는 군자가 아니라서 그런지 짧은 시간이지만 함께 근무했던 신입사원이 제가 팀을 옮길 때 손수 자필로 적은 엽서 선물을 평생의 기억으로 마음에 깊이 생기고 있습니다. 제 배움과 실행을 다른 사람이 알아봐 준 증명서 같아서 말입니다. 그 친구가 저에게 적어준 내용 중 기억나는 구절을 하나 공유해 봅니다.


“원칙이 없는 회사라서 할 수 있는 게 더 많다는 말씀에 회사의 원칙 없는 모습을 볼 때 제가 나서서 바꿔야지 생각했고, 회사에서 해도 되나 안 되나 싶을 때는 일단 하라는 말씀에 욕 좀 먹을 각오하고 실행할 수 있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저 스스로 학습을 통해 스스로의 철학이 된 생각이 함께 일하는 동료에게 전달되고, 그의 인정까지 받으니 어찌 기쁘지 아니하겠습니까? 제 자랑 글이 되고 있는 걸 보니 글을 이만 정리해야 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성장을 위해서 학습을 멈추지 않아야 하고 배움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 배운 것을 계속 실천해야만 합니다. 동료를 단순회 퇴사하면 안 볼 사람으로 생각하지 말고 현재 내 인생의 1/3을 함께 하는 벗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같은 방향과 목적을 가지는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내가 배운 것을 공유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눈에 보이는 성과나 승진, 보임과 같은 다른 사람의 인정이 아닌 스스로 떳떳한 성취를 더 중히 여겨야 합니다.


이것이 인생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것임을 공자님께서는 첫 구절에서부터 말씀하신 건 아닐까 합니다.


다음 구절은 대인 관계의 기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더 쓸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아무튼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