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상가 산투스-두몽 (2020.05.29)
안녕하십니까. 좋은 아침입니다.
산투스-두몽이라는 이름을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명품 시계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혹시 아실 수도 있는 이름입니다. 산투스-두몽은 19세기말에서 20세기초에 프랑스에서 활약하던 브라질 출신의 비행선 조종사입니다. 비행선이라고 하면 조금은 낯설 수도 있으시겠지만 열기구와 비슷한데 열기 대신 수소를 채우고 모터를 달아서 이동하는 비행 수단입니다. 라이트형제가 비행기를 발명하기 전 산투스-두몽은 비행선을 개량하고 항공술을 발전시켜 에펠탑을 선회하는 등 비행선하면 그의 이름을 델 수밖에 없는 독보적인 항공 모험가였습니다. 하늘을 날고자 한 맹렬한 도전으로 브라질 사람들에게는 영웅으로 남은 모험가이기도 합니다.
사실 그는 지금은 잊혀진 이름입니다. 그가 꿈꿨던 모든 사람이 자동차처럼 비행선을 소유하여 하늘을 통해 이동한다는 꿈은 이룰 수 없는 꿈으로 남았고, 무거운 비행기는 불가할 거라는 예측은 지금 이 시대의 항공기를 보면 완전히 틀린 예측이 되었습니다. 그의 이름은 이제 비행선을 항해할 때 시간을 볼 수 없어 불편하다고 친구인 까르띠에에게 부탁을 해 만들어진 손목시계의 이름으로만 남아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는 까르띠에의 산투스 시계가 바로 그때 만들어진 시계입니다. 물론 제일 낮은 모델의 가격이 수백만 원에 이르는 시계에 자신의 이름을 붙였으니 잊혀진 이름이 아니라고도 볼 수 있겠네요. 하지만 그가 기대하던 비행과 항공에 관련된 이름에는 라이트 형제 등장 후에는 완전히 잊혀진 이름이 되었으니 산투스-두몽 본인 스스로는 완전히 잊혀졌다고 생각할 것 같습니다.
그는 몽상가였습니다. 그리고 모험가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안된다고 할 때도 무모한 도전을 시도하였습니다. 거기에다 수많은 실패를 겪었습니다. 파리에서 비행선을 날릴 때 당연히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기에 당시 사람들은 그가 성공하는 것보다 실패하는 것을 더 많이 보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물론 그의 업적이 현재의 항공술 관련한 기술적 발전에는 미미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의 도전 정신과 꿈은 하늘을 날고자 하는 우리 인류의 가슴에 분명 불을 붙였습니다.
동료평가나 상사평가의 서술형 답변을 보게 되면, 저의 단점 중에 하나로 많이 꼽히는 게 너무 이상주의적이다라는 것이었습니다. 맞습니다. 저는 이상주의자입니다. 저는 꿈을 꿉니다. 회사가 출근하기 싫은 곳이 더 이상 아니게 되기를, 돈을 받고 일하기 때문에 즐거울 수 없다는 편견을 깨트려 버리기를, 퇴직한 사람들도 회사를 좋아하고 본인의 노하우를 전수하는 공간이 회사에 만들어 지기를, 회사라는 공간이 일하는 공간 외에 다른 식으로도 활용될 수 있기를, 그리고 무엇보다 회사가 구성원의 꿈을 실현해 주는 곳이 되기를. 우리 회사 구성원들이 왜 일을 하냐는 질문에 내 역할을 제대로 하면 모든 사람이 안전하면서도 자유롭게 이동의 권리를 누리고, 그 이동의 경험마저 행복하게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대답을 하기를 말입니다.
저의 이 몽상을 저 혼자서는 현실로 만들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제 역량이 부족하기에 제가 하는 일이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저의 몽상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받는 뛰어난 후배가 나타나서 전혀 새로운 방법으로 저의 꿈을 실현해 주실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그리고 그 위인이 나와 함께 일하는 우리 동료들, 우리 팀원들이면 더할 나위 없을 것입니다.
새로이 기업문화팀에 합류한 새로운 독자들이 생겨서 너무 흥분해서 멋진 척하는 글을 또 한 편 쓴 것 같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지금 저의 관심사항은 어떻게 하면 까르띠에 산투스 시계를 하나 장만할 수 있을까 하는 속물입니다. 산투스-두몽에 대해서 조금 더 관심 있으신 분들은 폴 호프먼이 지은 <광기의 날개>라는 책을 한 번 읽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기업문화팀이 한 단계 도약하는 시점이 된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새로 합류하신 네 분 진심으로 환영하고 우리의 업무가 항상 즐거운, 실패나 실수 좀 해도 또 도전하는 그런 팀이 되었으면 합니다.
좋은 주말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