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Boheme (2020.06.12)
속이 터진 주머니에 두 손을 찌른 채 나는 떠났다.
나의 외투는 더할 나위 없이 닳아빠져 어쩜 그렇게도 어울리는지!
창궁 아래를 걸어가네. 뮤즈여, 나는 그대의 충복.
오! 라, 라, 내가 꿈꾸었던 것은 눈부신 사랑이었노라!
한 벌 밖에 없는 나의 반바지는 커다란 구멍이 나고
어린 몽상가인 나는 길을 따라가며 시를 뿌렸다.
나의 여인숙은 큰곰자리,
하늘의 내 별들은 다정하고 부드럽게 살랑거렸다.
나는 길가에 앉아 별들의 속삭이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이 상쾌한 구월의 저녁, 포도주 같은
밤이슬 한방울이 이마 위로 떨어진다.
환상적인 그림자들의 한가운데서 운을 맞추듯
나는 가슴 가까이에 한쪽 발을 치켜들고
내 닳은 구두의 구두끈을
마치 칠현금을 타듯이 잡아당겼다.
- 랭보 <나의 방랑 Ma Boheme>
천재 신인이자 방랑 시인인 랭보는 삶 자체가 방랑입니다. 한 곳에 머물지 못하고 유유하는 삶 말입니다. 일상에 지치게 될 때면 어딘가 훌쩍 떠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지금 같이 어려운 시기에 무엇인가에 갇혀 있다는 느낌이 들 때면 어디든 부유하고 싶은, 떠나고 싶은, 방랑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커집니다. 이럴 때마다 항상 위 시의 구절이 떠오릅니다. 그래서 어딘가를 떠나지 못하더라도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 때 의식적으로 가슴 가까이에 한쪽 발을 치켜들고 신발끈을 쭉 잡아당겨보게 됩니다. 그렇게라도 하면 새로움 떠남, 방랑이 시작될 것 같은 믿음으로 말입니다.
곧 새로운 시작을 하시게 되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별은 아쉽지만, 새로운 여정을 위해 구두끈을 힘껏 잡아당기고 또 다시 즐겁고 행복한 여행이 시삭 되셨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