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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찬희 Feb 20. 2023

[전시] MMCA 현대차 시리즈 2022

최우람 - 작은 방주

원판 - 최우람

  짚의 형상을 한 사람들. 그리고 원판 위 돌아가는 공의 형상을 한 머리. 사람들은 머리를 갖기 위해 끊임없이 움직인다. 갈구한다. 그러나 머리를 향해 몸을 펴는 순간, 역설적이게도 나에게서 머리는 멀어진다. 내가 갖거나, 남이 갖거나, 혹은 아무도 갖지 않아야 이 끊임없는 움직임에 끊임이 생길 수 있다. 그렇지만 그 ‘머리’는 누구에게도 소유되지 않고, 소유됨을 벗어나 아무 의미 없는 것이 되지 않는다. 과연 그 머리는 무엇일까. 짚의 형상을 한 사람들은 우리의 모습일까?


  계속해서 머리를 갈구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속에서 무언가 올라오는 기분이었다. 불쾌하기도 했고, 내가 싫어하는 걸 건드리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분명 내 앞에 있는 건 그저 짚으로 만들어진 공을 굴리는 짚으로 만들어진 사람의 형상일 뿐인데. 그 누구도 갖지 못할 무언가를 갖기 위해 미친 듯이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우리는 대체 무엇을 위해, 무엇을 향해 움직이고 있는 걸까. 그 ‘머리’는 정녕 가질 수 있는 것일까? 혹 그 ‘머리’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움직이고 있는 이 모든 것은 의미가 없는 것일까.




기간 : 2022-09-09 ~ 2023-02-26

장소 : 국립현대미술관_서울

작가 : 최우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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