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하든, 하지 않든, 넌 사랑받아 마땅해
부모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메시지는 이것이다.
너는 지금 모습 그대로 충분히 사랑받는 존재야.
하지만 현실 속에서 이 말은 자주 흐릿해진다. 아이가 뭔가를 잘해낼 때만 칭찬하고, 성취가 있을 때만 따뜻한 말을 건넨다면, 아이는 점점 사랑받기 위해 노력하는 존재가 된다. 존재 그 자체가 아닌, 성과를 통해 자신을 증명하는 사람으로 자란다.
나는 아이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창밖을 보던 날을 기억한다.
시간 낭비하지 말고 뭔가 해보는 건 어때? 라는 말이 목까지 차올랐다.
하지만 문득 멈췄다.
이 아이는 지금, 존재하고 있다. 숨 쉬고 있고, 살아 있고, 나와 함께 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존재를 사랑받은 아이는 세상 속에서도 자신을 덜 증명하려 한다.
실패 앞에서도, 남들의 평가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는 이미 알고 있다.
나는 존재만으로도 사랑받는 사람이다.
이 확신은 부모의 말 속에, 눈빛 속에, 매일의 태도 속에 배어든다.
심리학자 칼 로저스는 말한다.
진정한 수용은, 그 사람이 어떤 모습이든 있는 그대로 함께할 용기다.
부모로서 우리는 종종 더 나은 아이를 꿈꾼다.
하지만 아이는 이미 고유한 우주다.
우리는 그 우주를 바꾸는 존재가 아니라, 지켜보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그 우주가 자기 궤도를 걸을 수 있도록 옆에서 사랑으로 감싸는 일,
그것이 바로 부모의 가장 위대한 역할이다.
아이에게 이렇게 말해주자.
너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소중해.
실패해도 괜찮아, 나는 너를 믿어.
있는 그대로의 너를 나는 사랑해.
그 말들이 쌓이면, 언젠가 아이는 자신의 내면에 이렇게 말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나는 나로서 충분하다.
그 말이 아이의 마음에 오래 머물어, 세상이 흔들려도 무너지지 않는 자존감의 뿌리가 되기를 바라며, 오늘도 나는 내 언어를 고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