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들여다본다는 것은

by 박희정

죽음을 들여다본다는 것은. ㅡ


삶이 버겁지 않지만,

그렇다고

아주 행복하지도 않은 어떤 순간이 있다.

극단적인 절망이 없어도,

사는 게 싫을 때가 있다.

잘 살아보겠다는 욕심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사는 게 그렇게 만만하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러다가 지치고,

이것도 저것도 싫다가 된다.


인간에게 매일매일이 살기 좋은 날일 수는 없기에

살기 싫은 날도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쉽게 죽어버릴 수도 없다.


내일 아침 눈 못 뜨니까.

설사 그것이 가능하더라도 죽는다는 건 두려운 일이다.

마음대로 되지도 않겠지만.


그래서 ‘죽음’이라는 건

말하기도 어렵고,

그 말을 듣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결국

고통을 완화하자고 궁여지책,

철학이라는 학문이 생겨나 발전해 왔겠지만,

정답은 없다.


가끔은

지금 죽는 것과 얼마를 더 살다가 죽는 것이

무엇이 다를까 생각해 보지만,

결국 죽는다면 그걸로 끝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삶 전체를 바라보는 감각과

허무함,

혹은 삶의 껍데기를 잠깐 쥐어 봤다고

인생을 아는 것도 아니어서,

그것으로 잘난 체 한다는 건 좀 그렇고.


이런 질문을 붙잡고 있다는 것이

한심할 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죽음을 들여다본다는 것이

삶을 평면으로 보게 하는 방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피할 수도, 바꿀 수도 없는 것.

생각이라는 것은 해볼 수 있는 거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생존’, 그리고 ‘더 나은 생존’을 위해 분투한다는 것은 사실이다.


생각하다 보면 그렇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생각하는 거고,

그러니까 사는 것이다.

좋다고 즐기던 음악도 끝나고,

영화도 끝난다.


죽음을 생각해 보면

참 아이러니하면서도 생명적이다.

사는 데 이유가 없다.

왜냐면 서로가 딴 세상이기 때문이다.

타인의 시선으로 말할게 아니라면

삶이 죽음에게 해줄 말도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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