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속도

by 박희정

시간의 속도. ㅡ


CCTV 화면을 빠르게 돌려본 적이 있다.

무지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

정신없이 움직이다가 어느 순간 사라지는 사람들.

그리고 또 다른 환경, 또 다른 사람들이

그 자리를 채우며 새로운 패턴을 만들어 간다.

아마 수십 년, 수백 년을 돌려본다 해도

그 흐름은 다르지 않을 것 같다.


그 장면들을 바라보다가

문득, 이 세상이 ‘무상(無常)’하다는 걸

조금은 알 것 같다.


시간을 더 길게 돌려본다면,

한 사람의 삶을 앞에서부터 끝까지 되감아 본다면,

어떤 모습이 보일까.


예뻤던 여인은

어느 순간 아름다움의 흔적을 잃고,

그토록 당당하던 사내는

허리가 굽고 어깨가 작아진 노인의 모습으로

빠르게 화면을 지나갈 것이다.


그 변화들을 지켜보다가

마음속에 질문 하나가 생겼다.

이것이 그토록 추앙했던 ‘아름다움’이었나?

그렇게 열심히 좇아왔던 삶의 목적이었나,

결국 이런 것이었나?

모든 것이 문득 너무도 보잘것없게 느껴지고,

사는 일이라는 게

참,

덧없이 스쳐 가는 순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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