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삶 사이

by 박희정

꿈과 삶 사이. ㅡ


어젯밤 꿈에, 물속을 헤엄치는 내가 있었고

하늘을 나는 나도 있었다.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황홀했다.


알 것도 같고, 낯설기도 한 얼굴들이 함께 어울렸다.

날기도 하고, 쫓기기도 하고…

그러다 눈을 떴다.

아무것도 없었다.

꿈이었다.


처음부터 없던 건 아니었다.

꿈속에서는 분명했던 것들이

눈을 뜨는 순간 사라져 버렸다.

그게 꿈이다.


햇살이 따사롭고, 아이들이 뛰어놀고

커피 향 짙은 이 순간이 진실이라 믿고 싶지만,

눈을 뜨면 사라질 것이라는 사실

믿기지 않지만 사실이다.


이건 조금 더 긴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지금 현실이라 부르는 이 시간도 결국은 꿈이다.

언젠가는 사라질 것이다.


삶이란 긴 꿈이다.

아무리 진지해도 결국은 모두 사라질 꿈이다.

고통도, 기쁨도, 사랑도 허공에 녹아버릴 꿈이다.


괴로운 꿈이라면 깨면 된다.

꿈이라는 걸 안다면 눈을 뜨면 된다.

지금이 꿈인 줄 안다면

고통을 끌어안지 말고

재미있게 행복하게 살면 된다.

뭣하러 고통스러운 꿈을 계속 잡고 있는가.


정신승리를 하자는 것도,

현실을 도피하자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현실을 냉정하게 보자는 뜻이다.


그러면 삶은 더 평온해질 것이다.


오늘은, 살아있는 꿈이다.

모든 것이 꿈속에서 현실이고

깨기 전까지는 현실이다.


하지만 꿈인 줄 알면,

악몽도 그저 꿈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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