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으로 가는 길

by 박희정

고향으로 가는 길. ㅡ


죽음에 대해 오래 생각했다.

내가 떠난 뒤 남은 이들을 생각했고,

나 홀로 남겨지는 일도 생각했다.


그러다 문득 알게 되었다.

죽음,

그것을 둘러싼 슬픔과 그리움까지

결국은 생각 속의 일이라는 것을.

존재하는 것은 오직 지금,

생각하고 있는 나뿐이라는 것을.


깨달음이 변화를 가져다주지는 않는다.

슬픔이 덜해진 것도,

외로움이 가벼워지는 것도 아니니까.


오히려 이런 생각이 든다.

이 세상에 머문 것은 객지 살이었고,

죽음은 고향으로 가는 길 일지도 모른다고.


어떤 이는 천천히 가고,

어떤 이는 빠르게 가고,

그렇게 고향으로 간 것뿐이다.


그런데도 나는,

먼저 간 이들을 떠올리며 울었다.


남겨진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일 수도 있고,

이 세상이라는 객지에 남았다는 외로움 일 수도 있다.


그리움이란 결국 외로움의 다른 이름이다.

누군가를 잃었다는 아픔도,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마음도,

모두는 남겨진 자의 몫이다.


떠나는 사람은 고요하다.

남은 자가 그 빈자리를 끌어안고 사는 동안.


뒤 돌아볼 일은 아니지만,

후회할 일도 아니다.

지금의 내가 젊은 나이로 갈 수 없듯,

저 건너로 갔다가 다시 올 수도 없는 일이니까,


지금 여기를 사는 것이 내가 알 수 있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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