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숨 쉬게 하는 한 걸음
우울이라는 늪은 발을 들이기는 쉬워도 빠져나오기는 참으로 고약하다.
중간에라도 방향을 돌릴 수만 있다면 좋겠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못하고
어두운 생각의 끝자락을 붙잡고 늘어진다.
그러다 보면 마음은 어둠 속에 침몰하고
내 의지와 상관없이 엉키는 것이다.
마음을 과거의 후회나 미래의 불안이라는 어느 한 지점에 너무 단단히 묶어놓았기 때문이다.
그 늪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은 생각보다 어려운 건 아니다.
다른 생각으로 돌리면 된다.
머릿속을 복잡하게 채우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혹은 ‘왜 살아야 하는가’
같은 무거운 질문들을 잠시 밀어두는 것이다.
대신
“지금 이 순간,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거창한 포부일 필요는 없다.
물 한잔 마시고,
창문을 열고,
좋아하는 노래 한 곡 듣는 것.
그 답 하나를 찾아 그냥 실행에 옮기면 된다.
신기하게도 몸을 움직이는 순간,
나를 짓누르던 거대한 고민의 타래도 조금씩 풀려나기 시작한다.
돌이켜보면 인생이라는 게 그렇게 유별난 것은 아니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가능하다면 내가 원하는 일을 더 많이 하는 것.
그것이 삶에서 얻을 수 있는 행복이었다.
물론 젊은 시절에는 선택의 폭이 그리 넓지 않다.
결혼이라는 울타리를 지켜야 하고,
아이의 뒷바라지해야 하며,
양가 부모님을 섬기는 도리를 다해야 한다.
사회적 관계 속에서 버티고 견뎌야 하는 시간은
때로 나라는 존재를 지워버릴 만큼 강렬하다.
그러나 그 빽빽한 책임의 틈 사이에서라도,
나를 위한 자리를 내어줄 수 있다면 좋을 일이다.
가족을 위해,
회사를 위해 99%를 쏟아붓더라도
남은 1%를
나의 기쁨을 위해 쓸 수 있다면,
사춘기아이도 에너지 분출할 통로가 있어야 정상으로 자랄 수 있듯이 성인도 마찬가지다.
숨 쉴 구멍이 있어야 잘 살 수 있다.
후회를 덜 하는 삶이란 대단한 성취를 이룬 삶이 아니라.
아주 조금이라도 나를 위해 써준 마음이 삶이 된다.
오늘은
작게라도 나를 위해 살아보는 것이다.
1%의 노력이 앞으로의 나를 세우는 지지대가 되어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