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하는 마음.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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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날 아침이면
누구나 이불을 걷어내고 일어나기 쉽지 않다.
그렇지만 아이들은 잠에서 깨는 순간부터
엄마를 찾는다.
세상에 막 나온 작은 생명이
기대어 설 수 있는 곳은
결국 엄마의 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밥은 엄마가 짓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엄마라는 존재는
빈 젖이라도 물려 아이를 살려내는 사람이고,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끝내 생명을 이어가게 하는 마음을 가진 존재이기 때문이다.
‘살림’이라는 말속에
정이 들어 있는 이유도
아마 여기에 있을 것이다.
생각해 보면
아빠가 따뜻한 밥을 먹는 것 역시
결국은 엄마라는 본능 덕분인지 모른다.
살림의 중심에 아이가 놓이면
아빠는 그 둘레에서
함께 먹고 쉬어가는 존재가 된다.
‘얹혀 간다’고 말하면
서운할 수도 있겠지만,
살림의 자연스러운 법칙은
엄마에게는 언제나 아이들 우선이니까.
그러나 아이들이 다 자라 떠나고 나면
집 안에는 남편과 아내 둘만 남는다.
그때 남편이 예전처럼
“밥 줘”라고 말하면
반가울 것도, 그렇다고 미울 것도 아닌
어딘가 담담하고 건조한 의무만 남는 것 같다.
왜냐하면
남편은 아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들이라면 늙고 아파도
기꺼이 밥을 해 먹일 마음이 생기지만,
남편에게 향하는 마음은
쉽게 움직이지 않는
작은 귀찮음 쪽으로 기울곤 한다.
그럼에도 나이 들어서까지
남편에게 밥을 해주는 일은,
평생 아이의 입에 밥을 넣던
그 손의 기억이
아직도 남아 있기 때문이다.
살림의 기억은
생명을 길러내는 일에
이미 익숙해져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