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이 아니었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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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를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결국은 알 수 없는 게 ‘나’다.
어젯밤에는 풀벌레 소리에 잠을 깼다.
어디서 들려오는 찌르레기 소리인지, 한 번 소음이라 인식되니 그 소리를 해결하지 않고는 다시 잠들 수가 없었다.
이게 대체 어디서 나는 소리인가. 소리의 근원을 찾아내고 싶어 방 안을 이리저리 뒤졌지만, 아무리 찾아도 위치를 찾을 수가 없었다.
벌레 소리 같기도 하고, 정수기에서 나는 소리 같기도 하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소리가 멈춘다.
그래서 또 벌레인가 싶다.
정작 소리의 위치를 파악하려고 귀를 기울이면, 이쪽인 듯하다가도 저쪽 같고, 저쪽인가 싶으면 또 이쪽 같다.
도무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벌레약도 뿌려보고, 불도 켜보았지만 아무 소용없었다. 귀는 분명 내 귀인데,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여주지 않았다.
소리의 근원을 찾기 위한 도구로서 역할을 기대했건만, 내 뜻대로 되어주지 않았다.
내 것이지만 내 것이라 할 수 없는 일이다.
귀만 그런 것도 아니다.
눈도 내가 보고 싶은 걸 다 보여주지 않는다. 너무 작으면 보이지 않고, 멀어지면 흐릿해진다. 내 몸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알고 보면 내가 모르는 게 태반이다.
내 몸을 내가 잘 안다고들 말하지만, 그건 착각이다.
정말 잘 안다면 병원에 가서 ‘원인불명의 병입니다’ 같은 말을 들을 필요가 없지 않겠는가.
사실 마음이란 것도, 내 마음 같지만 정작 모를 때가 많다.
안다고 해도, 그 마음을 어떻게 통제할 수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정말 잘 안다면, 화날 때 참고 후회를 남기지 않을 수 있을 것이고, 걱정이 될 때도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아무리 내 마음이어도 절대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그렇게 보면, 이 몸도, 이 마음도, 내 것 같지만 내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