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영화 리뷰<변심>

예상한 것들을 그대로 보여줬을 때 터지는 유머

by 엔픽플


<변심>(2020)은 박충환, 신주환 두 배우들이 연출한 코믹 스릴러 영화다. 재미있게도 두 감독 모두 영화 속에 등장하며 크고 작게 연기를 병행하며 연출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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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라인은 간단하다. 희준, 근섭, 충환은 우애가 깊은 친구들이다. 셋은 우정여행으로 1박 2일간 '네버랜드'로 떠난다. 섬에 가기 전, 후에도 셋은 우정을 확인하며 서로를 위해 서면 뭐든지 할 것이라는 말을 한다. 다음날 아침. 희준이 사라져 있고 외진 곳에서 들려오는 비명소리에 근섭, 충환이 달려간다. 달려간 곳에는 희준이 뱀에 물려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두 사람은 전화가 되지 않는 위급 상황에서 친구의 가려진 부위를 마주한다.


스크린샷 2021-03-30 오후 8.33.08.png 뱀에 물려 고통스러워하는 희준


30여분에 가까운 러닝타임을 생각하면, 스토리 라인은 상대적으로 짧게 느껴진다. 그 이유는 메인 플롯에 해당하는 스토리 라인과 벗어나 있는 캐릭터들이 유머 포인트로 작용하는 시간이 너무 긴 탓과, 더불어 과도하게 깔린 복선 때문이다. 그 복선들은 세 친구들의 우정을 시험할만한 상황이 올 것임과, 심지어 희준이 엉덩이를 뱀에게 물릴 것까지 예측하게 하지만, 영화의 한방은 이 과도한 복선에서부터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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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샷 2021-03-30 오후 8.32.42.png 극단적 상황 속에서 선택에 기로에 놓인 친구 둘


이 영화의 클라이맥스 장면이 주는 유머와 경악스러움은, 관객이 기대하게끔 상황을 뻔하게 몰고 간뒤 그것을 결국엔 보여준다는 사실과, 상상하지 못한 구도에서 온다. 어쩌면 친구를 세명으로 설정한 이유가 이 샷을 위함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영화의 또 다른 장점은 익숙한 캐릭터의 변주에서 오는 유머다. 메인 플롯과 연관되지 않은 인물인 '후크선장'이 머릿속에 남는 이유가 그것이다. 험악하게 생긴 외모와 거기서 파생되는 스릴러적 분위기를 깐 뒤, 허무하게 맥을 끊어버리는 식의 코미디 연출이 성공적일 수 있던 큰 힘은 변주에서 오는 것이다.


스크린샷 2021-03-30 오후 8.27.40.png 코미디 요소로 크게 작용하는 후크선장


한국에서 제작되는 대다수의 단편영화들이 띄고 있는 무거운 드라마나 사회적 현상을 전혀 담지 않음에서 이 영화는 차별화되는 지점이 있다. 물론 영화의 매무새가 떨어지는 것과, 불필요한 설정들과 단조로운 이야기, 클리셰적인 설정은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차기작으로는 이런 것들이 보완되어 박장대소할만한 B급 영화를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남는 영화였다.



* 단편영화 <변심>은 엔픽플 오리지널 작품으로 엔픽플 가입 후 바로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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