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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서조 Jul 26. 2022

최정미 저 ‘미궁’

광해군과 인조에 관한 소설

인조반정으로 왕위에 오른 “능양군”과 왕에서 폐위된 광해군에 대한 소설이다.

픽션으로 민상궁이 광해군과 사이에 출생한 남자아이 “화”를 궁궐에서 19년 동안 궁녀로 분장하여 키우던 중 광해군이 제주도 유배 중 죽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궁내에서 연쇄적인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라는 줄거리이다.     


지금도 역사가들 사이에 주장이 다른 광해군과 인조에 대한 평가를 되짚어 보고 광해군의 외교와 인조의 청나라에 굴욕적인 “삼두 구례”를 비교하는 내용이 있다.


역사에 “만약에...”라는 말은 필요 없지만 당시 광해군이 계속 집권하고 실리외교를 했다면,

조선과 대한민국의 역사가 많이 달라졌을 것 같다. 요즘 국제관계를 보면서 중국과 미국, 일본, 그리고 러시아에 대한 대한민국의 외교도 훗날 광해군의 외교정책처럼 평가받을 것이다.     


시나리오 작가라서 그런지 세밀한 부분까지 묘사한 내용에 재미있게 읽었다.     


책 중에서     

광해(光海) 탐라의 숭숭 구멍이 난 바위들에 끊임없이 부딪치면서도 한시도 빛을 잃지 않고 반짝이는 물결을 품은 바다를 일컫는다던가?

주상은 전왕 광해가 자신의 이름과 참으로 걸맞은 곳에서 죽었다는 생각을 했다. 제주목사 이시방이 대궐로 보낸 서찰의 내용은 광해군이 위리안치된 초가, 문만 열면 자신의 이름과 같은 풍경이 훤히 보이는 곳에서 피안(彼岸)의 세계로 건너갔다는 것이다.     

 

그는 살아생전 십육 년을 살얼음 같은 정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세자의 자리를 지켰고, 보위에 올라 십 년을 지냈으며, 반정으로 폐위된 뒤 십구 년간 유배를 겪으며 비참한 세월을 보냈다.

장장 십구 년, 한때 국왕이었던 그가 무슨 생각을 하며 어떻게 그 시간을 견뎌왔는지는 모른다.

그를 그 오역의 세월 십구 년을 어떻게 화병도 걸리지 않고 감당함 버텨냈을까? 그를 살아내게 한 희망은 대체 무엇이었을까?     


추억과 기억의 차이는 뭘까?

지나간 일을 돌이켜 떠올려본다는 점에서는 비슷하다. 하지만 지난 일이 그저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이 기억이라면, 머릿속에 떠오른 기억으로 인해 설레고 가슴 뛰는 것이 추억이 아닐까?     


책 소개     

최정미 저 ‘미궁, 2014. 3. 13. 끌레마, 13,000원.    

 

최정미 - 십여 년간 여러 영화 시나리오를 섰고, 소설 “장옥정 사랑에 살다”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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