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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서조 Jul 18. 2022

김승일 지음 '재미의 발견'을 읽고

왜 내 유튜브는 조회 수가 안 오를까?

요즘 SNS가 대세다. 아이가 태어나면 말보다 SNS를 먼저 배우는 것 같다. 그 대세에 뒤떨어지지 않으려고 유튜브, 블로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브런치 등등에 가입하고 매일 아침 일과가 그것을 확인하고 답장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런데 내가 SNS에서 요즘 말로 ‘인싸’ 가 아니고 ‘아싸’이다. 왜냐하면 나는 부지런히 밭을 갈고 있지만, 수확량은 미미하다. 업로드의 결과가 형편없다. 거의 폐허 수준이다. 찾아오는 이 없이 황량하다. ‘댓글’도 ‘좋아요’도 어쩌다 가물에 콩 나듯 한다. 그래서 ‘유튜브 구독자 수 늘리기’ 주제 교육도 받고 섬네일이 문젠가, 내용이 문제인가, 화질이 안 좋은가?? 고민했지만 여전하다. 이 고민을 해결해줄 책을 발견했다. '재미의 발견'이다. 그래서 읽게 됐다. 이 책은 작가님이 보내주었다.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이 책은 지금까지 내가 받은 ‘유튜브 구독자 늘리는 방법’ 교육내용과 비슷한 것도 있지만, 보는 사람을 내가 만든 콘텐츠에 묶어두고 다시 찾을 수 있는 것은 ‘재미’가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재미를 유발하는 핵심은 “특이·전이·격변”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그것을 다양한 사례를 들어 아주 상세하게 분석하고 전달한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다시 고민에 빠졌다. 내 유튜브 채널이 ‘제주도 일상 책 읽는 안TV’이다. 채널명에 맞는 내용의 콘텐츠를 만들다 보니 ‘책 리뷰’를 하는데, 목소리도 별로 좋지 않고 하나의 장르를 선택해서 하는 것도 아니라서 조회 수가 안 올라간다는 판단이 됐다. 한 마디로 개성이 없다. 또 재미도 없다. 이 문제를 개선하려면 “특이, 전의, 격변”이 포함되는 콘텐츠로 바꿔야 한다.


그런데 ‘책 리뷰’만으로도 많은 구독자와 조회 수가 있는 콘텐츠들이 있다. 나도 비슷하게 만들고 있는 것 같은데 왜 나는 조회 수가 안 오를까? 하는 고민에서 “특이, 전의, 격변”을 생각해야 하는 고민이 생겼다. 어떻게 해야 ‘특전격’이 생길까? 이 문제가 해결될 때 까지 영상 만드는 일은 못 할 것 같다.     


작가의 말을 되새겨 본다. “개념을 배워서 충분한 지식도 있지만 체득해야 하는 지식도 있습니다. 이 지식은 마치 자전거를 배우는 것과 같습니다. 특·전·격이라는 자전거를 잘 타기 위해서는 그저 개념을 아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개념만 아는 것은 책으로 자전거를 배우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를 울고 웃겼던 굵직굵직한 콘텐츠에 특·전·격을 대입해보며 감을 잡아가는 것입니다.” 맞는 얘기다.


 겪어봐야 안다. 내가 올린 영상 중 매실청 담는 1분짜리 영상이 있다. 조회 수가 2천이 넘었다. 사람들이 조회할 것이라는 기대도 안 했는데 원인은 매실청 담을 시기가 된 것이었다. 조금만 더 잘 만들었으면 상당한 조회가 있었을 것인데 성의없이 만들어서 시청자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작가는 특이한 맛으로 ‘감칠맛’을 든다. 단맛, 신맛, 짠맛, 쓴맛으로 설명할 수 없는 독특한 맛, 특이의 관점에서 보면 감칠맛은 ‘보통’맛에서 벗어난 맛이다. 콘텐츠의 특이점이 사람을 당황하고 집중하게 하듯, 감칠맛 있는 음식이 앞에 있으면 사람들은 말을 적게 하고 입안에 음식을 집어넣기 바쁘다. ‘음!’이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고 다른 생각이 나지 않는다. 콘텐츠도 ‘감칠맛’같이 특이한 맛이 있어야 한다.라고 한다. 그 예로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든다.     


‘특이’를 콘텐츠 안에 넣으려면 “콘텐츠 안에서 무수한 ‘특이점’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장르, 주제, 사조(思潮), 세계관, 이야기 소재, 캐릭터 설정, 등장인물의 위상, 스토리 구성방식, 전개방식, 플롯, 작품의 분위기, 톤, 스크린스타일, 마장센, 제작기법, 표현방식, 기승전결 초반,중반,후반,결말부, 컷, 신, 시퀀스…등등 콘텐츠를 분해 하면 나오는 많은 것들이 특정 관점에서 가지는 ‘보통’을 찾을 수 있다. 크리에이터는 재미를 만들기 위해 먼저 이 ‘보통’의 지점을 찾아야 한다. 라고 말한다.     


모든 이에게 재미를 주는 콘텐츠는 없다. 각자 살아온 역사가 달라서 어떤 “특이·전이·격변”이 끼치는 영향 역시 사람마다 갈린다. 대다수에게 당혹과 집중을 일으키는 “특이·전이·격변”도 누군가에게는 별 감흥이 없을 수 있다. 재미는 가치관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어떤 사람에게 재미있는 것이 다른 사람에겐 비난의 대상일 수 있다. 또한 어떤 사람에게 어떤 “특이·전이·격변”이 어떻게 다가오느냐는 그 사람의 기분 상태에도 양향을 받는다. 라는 말에 동의한다.

    

‘무조건 통하는’ 콘텐츠 제작법이 있을까? 작가는 기획서에 나타나는 ‘기획의도’를 강조한다. “기획의도란 프로그램이 최종적으로 어떤 목적지를 향해 갈 것인가를 적어놓은 ‘큰 그림’이다. 플롯이 매회의 구체적인 미션, 혹은 전략이라면, 기획의도는 모든 회를 아우르는 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기획의도에 반드시 ‘특이·전이·격변’이 들어가야 한다. 프로그램이 향해야 하는 목적지가 바로 “특이·전이·격변”이기 때문이다.”

콘텐츠를 만들면서 기획서를 작성해 봤지만, 통과의례 정도로 생각했었는데 기획서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

 

팁으로 “기획이 막막하다면 지금 TV나 유튜브를 무작정 틀어서 나오는 콘텐츠에 어떤 요소 하나를 덧붙여 보는 것은 어떨까. 어떤 소설가들은 이야기를 만들 때 누가 언제 무엇을 어떻게 등등의 요소를 다양하게 적어 놓고 주사위를 던진다고 하는데 이와 비슷한 방법이다.”라고 한다. 예로 ‘걸어서 세계속으로’ ‘한국 기행’ 등을 든다.     


이 책에서 개인적으로 나에게 가장 다가온 주제는 “사라지는 것은 아름답다.” 편이다. 작가가 외조부와 지낸 경험을 소설로 썻다는 내용이다. “당시 저는 곧 사라질 것만 같은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제 소설 안에 붙잡고 싶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일부러 옛날이야기를 최대한 많이 들려달라고 했습니다. 제 인생에서 가장 잘 한일을 꼽으라면 1년 정도의 시간 동안 그 소설을 쓴 것입니다.” “곧 사라질 저년노을이 아름답듯 ‘사라짐’은 아름답습니다. 무언가에서 아르다움을 느끼게 하고 싶다면 그것을 곧 꺼질 듯 흔들리는 촛불처럼 위태로워 보이게 하십시오. 감동적인 영화의 끝에는 반드시 ‘사라짐’이 있습니다.” 라는 작가의 말에 격하게 공감한다.     


구독자 200만으로 성공한 유튜버 진용진에 관한 콘텐츠 ‘그것을 알려 드림’은 연관성을 바탕으로 많은 사람이 궁금한 것을 콘텐츠화했다. ‘공감’ ‘마이린TV’ 초등학생에서 중학생이 된 지금 비슷한 경험을 통해 콘텐츠를 만든다. 밤 12시에 엄마 몰래 라면 먹기가 800만 조회 수를 기록했다. 시인의 은유도 중요한 창의의 재료이다.     


마지막 에필로그에서 “재미를 만드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예민해져야 한다. 어떤 콘텐츠가 당신과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한 바로 그 지점에서 “특이·전이·격변”을 비롯한 공식들을 대입하며 감을 잡아가야 한다. 여러 번 타보고 넘어져도 봐야 자전거를 탈 수 있듯 이 공식들은 처음 감을 잡기란 쉽지 않지만, 한번 체득하면 그 뒤로는 잊어버리지 않고 더욱 탁월하게 사용할 수 있다. 언제나 ‘재미의 근원’을 인지한다면 갈수록 콘텐츠를 분석하는데도 제작하는데도 급이 높아질 것이다.     


그저 얻어지는 것은 없다.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재미를 찾아 나선다면 나도 성공하는 날이 오리라 확신한다. 좋은 영감을 준 김승일 작가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책 소개     

재미의 발견. 김승일 지음. 2021.04.06. 행복우물. 393쪽. 17,500원. 2022.07. 읽음.     

김승일. 대학에서 국제학과 경영학을 전공했다. 문화부 기자를 거쳐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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