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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서조 Aug 01. 2022

이은래 저 ‘미래의 기억’

21세기에서 31세기까지 미래를 살다 온 사람의 이야기

소설이라고 생각해서 읽게 됐다. 작가의 약력도 특이하다. 스님이었다가 환속했다고 한다. 21세기에서 31세기까지 1,000년을 이야기한다. 판타지 소설도 아니고 역사 연대표를 엮어 놓은 것 같다. 작가는 서기 3001년에서 21세기로 돌아와서 미래를 과거처럼 이야기한다.     


  2050년대에는 실업률이 거의 제로 퍼센트에 가까워지게 된다. 경제학적 입장에서 보면 이상적인 사회주의 체제로 바뀌어 간다. 2070년대에는 세계 인구가 약 40억 명으로 줄어든다. 음속의 10배로 달리는 열차가 전 세계를 일일생활권으로 만들고 이슬람권 국가들을 제외한 민족국가가 지상에서 사라지면서 자연스럽게 세계 연방 통일 정부가 탄생했다. 국가 개념이 사라지면서 자연히 모든 국경은 사라졌고 여권이나 비자의 개념도 완전히 없어졌다. 각 도시국가들의 정치권 수뇌들은 이전의 정치가들과는 전혀 다른 임무를 수행했다. 시스템 관리위원회의 구성원으로서 정치공학 전문가들이 정치를 맡게 되었다.     


  2120년경부터는 정신과를 제외한 나머지 분야의 의사라는 직업이 의학 기술자의 의미로 대체되었다. 2180년경에 세계 언어의 완전한 통일이 이루어졌다. 2280년대에는 시리우스계 우주인들이 지구를 공개적으로 방문했다. 2310년 지구 연방정부는 시리우스계 성인(星人)들로부터 가이아 킹덤이라는 공식 명칭을 부여받았다.


2340년부터 시간여행도 가능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과거에 우리 직구에 태어난 몇몇 존재들은 육체의 죽음을 통해 우리 은하계 속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었다. 다른 태양계 성인들이 지구에 태어나는 일이나 지구에 일단 태어났다가도 죽어서 자신의 고향 행성으로 돌아가는 것이 가능했다. 소위 말해서 5차원 여행이다. 대부분의 지구인은 죽어서도 지구 시간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들은 기껏해야 4차원 여행을 했으며 그들의 영계는 곧 4차원 세계를 의미하는 것이다. 그러한 한계가 조상숭배 신앙을 낳게 했지만, 그때에도 이미 우리 은하계 내에서는 해탈이라는 방식, 즉 죽음을 통해 다른 성단으로 여행할 수 있는 길은 있었다.     


  2501년 지구 상에서 만들어진 시스템이 종말을 고하는 세기이며 은하 연맹과 직접적인 관계를 맺은 세기이므로 새로운 연식을 쓰게 되었다. 은하력 1억 401년이 되었다. 2620년대에 인류는 핵사고닉스를 본격적으로 탐구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인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 즉 극미의 세계와 극대의 세계를 아무런 장치의 도움 없이 직접 볼 수 있게 되었다. 지구 내에서는 물론 멀리 떨어진 다른 행성 사람들과 정신감응을 통해 통신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또 인류는 공간 내에서 어떤 물질들을 마음대로 창조할 수 있게 되었다. 인류는 중력의 법칙을 마음껏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었다. 물 위를 걷는다거나 하늘을 나는 일은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2950년대에는 우리 은하계를 점령하려는 비이스트 시스템의 강력한 군단이 우리 은하계로부터 얼마 떨어지지 않을 곳까지 다가왔다. 결국 지구 연대로 서기 2999년에 은하연맹군은 핵폭탄을 사용하여 전쟁을 일으킨 몇몇 행성을 초토화시켰다. 그들이 벌인 침략전쟁 30년의 기간 동안 휴머노이드가 거주하지 않는 수십 개 행성의 생명체들은 멸종 위기를 맞거나 그 수가 현저하게 감소하는 상태에 이르렀다.      


  황당한 이야기는 끝으로 갈수록 컴퓨터 게임이 되어간다. 일부 그럴듯한 상상의 세계도 있지만, 마무리가 PC 속의 게임으로 끝나버렸다. 작가의 상상력에 찬사를 보낸다. 인간은 어디까지 발전할 것인지, 창조주의 턱밑까지 가려는 과학에 자연의 순리를 역행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 싶다.     


책 소개     

미래의 기억. 이은래 저. 2019.03.05. 돋을새김. 14,000원. 301쪽.      


이은래 – 서울대 종교학과 졸업, 동국대 승려 학교에서 공부. 호는 자륜선군, 불명은 연화. 10여 권의 명상서적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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