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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서조 Sep 23. 2022

레오나르드 블로디노프 지음. ‘새로운 무의식

‘새로운 무의식 ; 정신분석에서 뇌과학으로’

개요

 역사가 문명에서 벌어진 사건들을 기록한 이야기라면, 꿈과 신화는 우리 마음의 표현이다.


이 책은 우리의 진화적 유산을 탐구다.

겉으로 드러난 마음 아래에서 작동하는 놀랍고 낯선 힘들을 탐구다.

그런 무의식적 본능들이 보통 자발적이고 합리적인 행동으로 여겨지는 일상의 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탐구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를 제대로 이해하고 싶은가? 자신과 타인을 제대로 이해하고 나아가 충실하고 풍요로운 삶을 가로막는 많은 장애물을 극복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우리는 먼저 각자의 마음에 숨어 있는 의식 아래의 세계의 영향력을 이해해야 한다.     


두 층위로 구성된 뇌

-새로운 무의식, 감각 더하기 마음이 곧 현실, 기억과 망각, 사회성의 중요성     


사회적 무의식

-사람의 마음 읽기, 사람을 외모로 판단하기, 사람과 사물을 분류하기, 내집단과 외집단, 감정, 자기 자신.   

  


1. 새로운 무의식

 마음에는 이성이 알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블레즈 파스칼     

 심리학자들은 ‘유창성 효과(fluency effect)'라고 부른다. 정보가 흡수하기 어려운 형태로 주어지면, 그것이 정보의 내용에 관한 판단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유창성-창의성 가운데서 여러 가지 관점이나 해결안을 빠르게 많이 떠올리는 능력이다. , ’두 개의 원을 사용하여 만들 수 있는 것들을 가능한 한 많이 생각하기와 같은 문제는 사고의 유창성을 요구한다.  

 

새로운 무의식의 과학에는 이처럼 사람과 사건에 대한 우리의 판단과 인식에 희한한 오류가 있다는 보고가 가득하다. 이것은 뇌의 자동적인 정보처리 방식에서 생겨난 결과이고, 보통은 그 방식이 우리에게 유익하게 작용한다. 한마디로, 사람은 비교적 직선적인 방식으로 데이터를 가공하고 결과를 계산하는 컴퓨터가 아니다. 사람의 뇌는 수많은 모듈의 집합이고, 모듈들은 복잡하게 상호작용하면서 병렬적으로 작동하며 그런 작업 대부분은 의식의 바깥에서 벌어진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의 판단, 감정, 행동 이면에 숨은 진정한 이유를 알고서 새삼 놀랄 때가 많다.     


누구나 살면서 개인적, 금전적, 사업적 결정을 내리며, 자신은 중요한 요인들을 모두 적절히 가늠하고 그에 따라서 행동한다고 믿는다. 자신이 어떻게 결정에 도달했는지를 잘 안다고 믿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의식적 영향력만을 자각하고 우리가 아는 정보는 부분적이다. 따라서 우리가 자신과 자신의 동기와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은 흡사 대부분이 조각들이 사라진 퍼즐과 같다. 우리는 추측으로 그 빈칸을 메우지만, 사실 우리를 둘러싼 진실은 우리가 의식적, 합리적 마음의 단순한 계산으로 이해하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미묘하다.   

  

2. 감각 더하기 마음이 곧 현실

 눈은 단순한 물리적 기관이 아니라 그 소유자가 양육된 전통에 따라서 조건화된 인식 수단이다. -루스 베네딕트     

우리가 인식하는 세상은 인공적으로 구성된 환경이다. 그 세상이 특징과 성질은 실제 데이터가 산물인 동시에 무의식적인 정신적 처리 과정의 결과이다. 자연은 우리에게 어떤 인식을 깨닫기 전에 무의식에서 미리 불완전한 부분을 다듬어 내는 뇌를 제공함으로써 정보의 빈틈을 극복하도록 도왔다. 무의식이 날조한 시각을 우리는 아무런 의심 없이 받아들인다. 그것이 하나의 해석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채. 그 해석은 우리의 전반적인 생존 확률을 극대화하도록 구성되었지만, 언제나 가장 정확한 그림인 것은 아니다.     

이번 장에서는 뇌의 데이터 처리체계가 두 층위로 구성된다는 것을 시각과 청각에 집중하여 살펴보았다. 무의식은 기억형성에도 적극적으로 관여한다. 눈과 귀가 제공한 감각 데이터에 대한 변형 못지않게 과감하다.   

 

3. 기억과 망각

 우리가 어떤 사건에 대한 실제 증거를 가지고 있는 경우는 드물어서 평소에 우리는 자신의 기억이 얼마나 정확한지를 전혀 모르고 살아간다.     

뇌는 우리가 겪은 인생 경험에 대해서 그럭저럭 일관된 그림을 보여준다. 무의식은 감각이 제공하는 불완전한 데이터를 받아서 빈틈을 메우고, 그 인식을 의식으로 전달한다. 우리는 어떤 장면을 볼 때 사진처럼 선명하고 윤곽이 뚜렷한 그림을 본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림의 작은 일부만 또렷할 뿐이고 나머지는 의식 아래의 뇌가 마음대로 그려낸 것이다. 뇌는 기억에도 그런 기교를 쓴다.     

우리는 겸손해야 한다. 제아무리 굳게 믿는 기억이라도 충분히 틀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우리는 감사해야 한다. 우리가 기억을 보유할 수 있다는 점을 또한 모든 기억을 보유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감사해야 한다. 의식적 기억과 인식은 무의식에 깊게 의존함으로써 기적과도 같은 일들을 해내는 것이다.     


4. 사회성의 중요성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상황은 참으로 이상하다. 누구나 짧게 이 세상을 방문할 뿐이고, 그 이유는 모르지만, 가끔은 신성한 목적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어쨌든 일상의 관점에서는 확실한 사실이 있다. 우리는 남들을 위해서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인간 본성이 자동적이고 동물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가장 충격적인 증거는 뇌에서 바소프레신 수용기를 다스리는 유전자에 있다. 남성이 그 유전자의 특정 형태를 두 개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바소프레신 수용기의 수가 적다고 한다. 난교성 밭쥐와 비슷한 상태인 셈이다. 실제로 그런 남성들의 행동은 난교성 밭쥐와 비슷했다. 바소프레신 수용기가 적은 남성들은 수용기가 많은 남성에 비해서 결혼생활에서 문제를 겪거나 이혼 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두 배 높았고, 결혼할 가능성은 절반이었다. 인간의 행동이 양이나 밭쥐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고 해도 우리 역시 무의식적인 사회적 행동을 타고나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동물이었던 과거의 유물이다.     

 전두엽에는 미세 운동의 선택과 실행을 담당하는 영역들이 들어있다. 특히 손가락, 손, 발가락, 발, 혀의 움직임을 담당한다. 얼굴 움직임의 제어도 전두엽에 의존한다.     


제2장 사회적 무의식     


5. 사람의 마음 읽기

 아무리 우호적인 말을 하더라도, 몸이 다른 말을 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제임스 보그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와중에 비언어적 단서를 통해서 심적 상태에 대한 정보를 남들에게 풍성하게 전달한다. 우리가 취하는 몸짓, 몸을 가누는 자세, 얼굴에 떠오른 표정, 말의 비언어적 특징, 이런 것들은 타인이 우리를 보는 시각에 영향을 미친다.     


표정은 의식 아래에서 제어되는 부분이 있다. 의식적으로 통제할 수 없는 근육들에 의해서 제어되는 부분이 있다. 따라서 누구도 진정한 표정을 가짜로 꾸밀 수는 없다.     

표정을 짓고 이해하는 인간의 보편적 능력은 출생 당시부터, 혹은 직후부터 드러난다. 아기는 어른이 감정을 드러낼 때 사용하는 얼굴 근육의 움직임을 거의 전부 해낸다. 또한 다른 사람의 표정을 분간하고, 어른과 마찬가지로 자신이 본 그것에 따라서 자신의 행동을 바꿀 줄 안다. 이것을 학습된 행동으로 보기는 어렵다. 선천적으로 눈이 먼 아이들은 찡그린 얼굴이나 미소 띤 얼굴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도 앞이 보이는 사람들과 거의 같은 방식으로 다양한 감정을 얼굴에 자연스레 드러낸다. 인간의 다채로운 표정은 모두에게 기본으로 갖추어진 표준 장비인 듯하다. 그리고 이것은 대체로 선천적이고 무의식적인 일이기 때문에, 감정의 소통은 자연스러운 일인 데에 비해서 감정의 은폐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일이다.     


우리가 의식적으로 상대를 쳐다보거나 시선을 돌림으로써 상대에게 주는 인상을 조정할 수 있다. 하등 인종은 지배 인종과 함부로 눈을 마주칠 수 없었다. 발언권을 넘기려는 사람은 보통 목소리가 작아지고 끝 단어를 길게 끌고, 몸짓을 멈추고, 상대를 쳐다본다.     


우리는 타인의 생각과 기분에 대한 신호를 감지하는 능력이 있어서,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사회적 상황을 매끄럽게 진행한다. 그 신호를 능숙하게 주고받는 사람일수록 어려서부터 더 쉽게 사회적 구조를 형성하고, 사회적 상황에서 자신의 목표를 더 쉽게 달성한다.     


6. 사람을 외모로 판단하기- 우리에게는 지성을 거치지 않고 눈에서 심장으로 곧장 가는 길이 있다. -G. K. 체스터턴     

눈으로 볼 수 없고 목소리만 들을 수 있는 남자들을 평가해보라고 하면, 여성들의 의견이 보통 기적적으로 일치한다. 목소리가 낮은 남자를 더 매력적이라고 평가하는 것이다. 그런 목소리의 남자가 육체적으로 어떻게 생겼을 것 같은지 물으면, 여성들은 키가 크고, 근육질이고, 가슴에 털 난 남자와 낮은 목소리를 결부시키는 경향이 있다. 사람들이 흔히 섹시하다고 간주하는 특징들이다. 피험자가 자신의 육체적 우위를 믿을 때는 목소리를 살짝 낮추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반면에 우위에 있지 않다고 믿을 때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물론 스스로는 깨닫지 못하는 것 같았다. 목소리가 낮은 남성은  남성 호르몬의 농도가 높은 경향이 있다.     

목소리의 높이, 음색, 성량, 억양, 속도, 그리고 높이와 성량을 조절하는 방식은 화자의 설득력에 나아가 화자의 심적 상태와 개성에 대한 타인의 판단에 크나큰 영향을 미친다.     


인간에게서 접촉이 사회적 협력과 유대를 높이는 데에 얼마나 중요한가 하면, 사회적 연결성에 대한 의식 아래의 감정을 피부에서 뇌로 직접 전달하는 특수한 경로가 진화했을 정도이다. 과학자들은 우리의 피부 특히 얼굴과 팔에서 사회적 접촉의 쾌락을 전문적으로 전달하는 듯한 신경섬유를 발견했다.

촉감은 신생아에게서 가장 고도로 발달한 감각이고, 생후 1년 동안 가장 기본적인 소통방식이며, 이후에도 평생 중요하게 작용한다.     


누구나 가끔은 외모를 근거로 사람을 선택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때 외모가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 아름다움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좀 더 미묘한 무엇, 지적이고 세련되고 유능해 보이는 모습을 말하는 것이다.    

 

7. 사람과 사물을 분류하기

 눈으로 보는 모든 것을, 모든 시각적 입력을 별개의 요소로 다루어야 한다면, 그리고 눈을 뜰 때마다 매번 새롭게 그 연결성을 알아내야 한다면, 우리는 압도되어 아무것도 보지 못할 것이다. -게리 클라인

과학자들은 인간에게 범주화 능력이 없었다면 우리 종이 생존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8. 내집단과 외집단

 모든 집단은 특징적인 부호와 신념을 사용하는 생활방식을 발달시킨다. -고든 올포트     


9. 감정

우리는 누구나 하나의 이야기이다. 우리에 의해서, 우리를 통해서, 우리 속에서 지속해서, 무의식적으로 구성되는 이야기이다. -올리버 색스      

우리 누구나 다수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쉰 살의 나와 지금의 나는 다른 사람이고, 우리는 하루 중에도 그때그때 상황과 사회적 환경에 따라서 또한 호르몬 수치에 따라서 바뀐다. 우리는 기분이 좋을 때와 나쁠 때 다르게 행동한다.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즐거운 영화를 본 뒤에는 전혀 다른 도덕적 결정을 내린다. 여성들은 배란기에 노출이 더 심한 옷을 입고, 성적으로 경쟁적인 남성에 대한 선호가 커진다. 성격은 지울 수 없도록 새겨진 것이 아니라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것이다.      


10. 자기 자신

 통치의 비결은 자신이 무오류성에 대한 믿음과 과거의 실수에서 배우는 능력을 결합하는 것이다. -조지 오웰

 사람은 자신에 대해서 좋은 감정을 느끼기가 어려울수록 현실을 왜곡된 렌즈로 보는 경향성이 더 커지는 듯하다.     


모호성은 고정관념으로 가는 문을 열어준다. 우리로 하여금 잘 모르는 사람을 잘못 판단하게 만든다. 모호성은 또한 자신에 대해서도 잘못된 판단을 내리게 만든다. 만약 인간이 재능과 기량, 성격과 개성이 속속들이 과학적으로 정확하게 규정되고 석판에 새겨지듯이 불변하는 것이라면, 우리가 자신에 대해서 편향된 자기 상을 오래 간직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크든 작든, 모든 성취는 자신에 대한 믿음에 어느 정도 의존한다. 더구나 최고의 성취는 그냥 낙관적인 것을 넘어서 비합리적일 만큼 낙관적인 시각에 의존할 때가 많다. 믿음이 완벽하게 현실이 되지는 않더라도, 자신에 대한 믿음은 인생에서 가장 근본적이고 긍정적인 힘이다.      


이 책에서 나는 무의식이 갖가지 방식으로 우리를 돕는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다. 나는 내 속의 숨은 자아가 의식의 중요한 길잡이라는 사실을 알고 무척 놀랐다. 무의식이 없으면 내가 당장 길을 잃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더욱 놀랐다. 무의식이 제공하는 이득 중에서 내가 가장 귀하게 여기는 점은 따로 있다. 우리가 자신에 대해서 긍정적이고 애정 어린 느낌을 형성하도록 돕는 것, 또한 인간을 능가하는 힘들로 가득한 이 세상에서 통제의 느낌을 형성하도록 돕는 것이야말로 무의식이 최선의 기량을 발휘하는 순간이라는 점이다.      

자신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느끼는 사람들은 협상 상황에서 더 협동적이었고, 갈등을 풀 건설적인 해법을 더 잘 찾아냈다. 성공에 대한 동기가 더 강했고, 장애물이 닥쳐도 더 끈질기게 노력했다.      


마음은 동기화된 추리를 통해서 우리를 불행으로부터 보호해주며, 덕분에 우리는 자칫 압도될지도 모르는 수많은 삶의 장애물을 극복할 힘을 얻는다.     


우리는 자신이 믿고 싶은 사실을 선택한다. 친구, 애인, 배우자를 선택할 때는 우리가 그들을 인식하는 방식은 물론이고 그들이 우리를 인식하는 방식도 근거로 삼는다. 인생의 사건들은 하나 이상의 이론을 따르는 경우가 많다. 현실은 우리가 그중 어떤 이론을 믿기로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좌우된다. 자신에 대한 여러 이론 중에서 생존과 행복으로 향하는 이론을 유독 흔쾌히 받아들이는 성향, 이것은 마음이 가진 소중한 재주이다.      


♣ 읽고 나서

 세상의 모든 일이 그냥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과학적으로 실증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제 자신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 그리고 다름을 인정하는데 무의식에 의한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옆에 두고 자주 읽고 싶다.     


책 소개     

새로운 무의식 ;정신분석에서 뇌과학으로, 레오나르드 블로디노프 저, 김명남 옮김, 2013. 1. 15. 까치글방, 20,000원.


레오나르드 불로디노프(Leonard Mlidinow) 버클리의 캐리포니아 대학교에서 이론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에서 교수로 재직 중, 저서 춤추는 술고래의 수학 이야기, 유클리드의 창; 기하학 이야기, 위대한 설계(스티븐 호킹 공저)     


김명남, 한국과학기술원 화학과 졸, 서울대 환경대학원에서 환경정책 전공, 역서, 몸에 갇힌 사람들, 다중인격의 심리학, 지상 최대의 쇼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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