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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서조 Nov 04. 2022

칠십 명의 시인이 쓴, ‘순간을 읊조리다.’

삶의 빈칸을 채우는 그림 하나 시 하나

          

이 책은 칠십 명 시인의 좋은 싯귀를 “삶의 빈칸을 채우는 그림 하나 시 하나”라는 부제로 펴낸 책이다.     


넘어지지 않을 곳에서 넘어질 때가 있다. 사랑을 말하지 않을 곳에서 사랑을 말할 때가 있다... 살다가 보면 / 이근배     


여보, 일 년만 나를 찾지 말아 주세요. 나 지금 결혼 안식년 휴가 떠나요... 공항에서 쓸 편지 / 문정희     


고통은 이 시처럼 줄을 맞춰 오지 않는다. 불면의 일기 / 최영미     


사랑은 우리 둘만의 일 겉으로 보기엔 없었던 일로 하기에는 너무나 있었던 일... 있었던 일 / 이생진     


당신은 왜 나를 열어놓고 혼자 가는가. . . 열쇠 / 김혜순     


내가 간밤에 울었다고 해서 다음 날 아침, 세상이 멈추는 건 아니다. . . Sad Movie / 오경화     


가장 낮은 곳에 젖은 낙엽보다 더 낮은 곳에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 그래도 살아가는 사람들 그래도 사랑의 불을 꺼뜨리지 않는 사람들. . .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 / 김승희     


그대를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기 위하여 나뭇잎이 아름답다고 했죠. . 고독에 관한 간략한 정의 / 노혜경     


사랑한다는 것은 너를 위해 살아, 기다리는 것이다. 다만 무참히 꺾여지기 위하여...그리하여 어느 날, 사랑이여 / 최승자     


의연해져 불행은 잠시 동안만 긴 거야... 단어 / 이이체     


내 생을 사랑하지 않고는 다른 생을 사랑할 수 없음을 늦게 알았습니다... 낙화, 첫사랑 / 김선우     


사람이 새와 함께 사는 법은 새장에 새를 가두는 것이 아니라 마당에 풀과 나무를 키우는 일이었다... 광장 / 박준     


떠나야 해요 나는 거기가 어디든.... 만년청춘 / 김이듬     


바다를 버리고서야 몸을 쭉 폈다... 새우튀김 / 문숙     


나는 보았다. 밥벌레들이 순대 속으로 기어들어 가는 것을... 지하철에서 1 / 최영미     


고개 숙이고 순대국밥을 먹어본 사람은 알지 들키지 않게 고독을 넘기는 법을... 혼자라는 건 / 최영미     

새가 날아갈 때 당신의 숲이 흔들린다... 봄, 여름, 가을, 겨울 / 이경임     


나는 생각이 없는 사람보다 슬픔을 모르는 사람을 나는 더 모르고 싶고... 슬픔을 모르는 사람 / 황혜경     


불을 먹는 마술사에게 불은 어떤 맛일까... 불의 맛 / 김지녀     


어쩌다가 술에 맡겨버린 인생이 되어버렸을까 이런 날 아파트 5층 계단을 오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담배 한 개비처럼 / 이연주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이 밤 너무 신나고 근사해요...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 김용택     


여기까지 오느라고 숨이 찬 게 아니야, 숨이 차서 여기까지 왔어... 아스팔트 위의 지렁이 / 김개미     


비가 오는 날은 도무지 약이 없어요... 숙녀의 기분 / 박상수     


친절하게 고기가 익어갈 때 우리는 젓가락으로 침묵을 만지작거렸네... 완벽한 불판 / 금란     


외로운 이는 얼굴이 선하다 그 등대지기도 그랬다... 등대지기 / 진이정     


껴입을수록 추워지는 것은 시간과 세월뿐이다... 언제 삶이 위기 아닌 적 있었던가 / 이기철     


시름없이 꽃을 주워서 입술에 대고 「너는 언제 피었니」하고 물었습니다. 꽃은 말도 없이 나의 눈물에 비쳐서 둘도 되고 셋도 됩니다.... 해당화(海棠花) / 한용운     


인간을 사랑하느냐고 물었고, 그리고 오랫동안 대답을 기다렸다.. 천사에게 / 김행숙     


책을 읽고 나서

 '세계사'에서 대중들에게 시를 가깝게 하려고 만들었다는 편집 의도와 달리 가슴에 와닿지 않는다.

시의 모멘트를 제공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든다. 그냥 그림 그릴 때 화재가 궁하면 들쳐 보고 싶은 책이다.    

 


 책 소개     


순간을 읊조리다, 칠십 명의 시인, 초판 2014. 8. 21.(15.9.15쇄), ㈜도서 출판 세계사, 13,000원,

   

칠십 명의 시인 - 권현형, 금란, 김개미, 김경미, 김경후, 김기택, 김상미, 심선우, 심소월, 김승희, 김영승, 김용택, 김은자, 김이강, 김이듬, 김지녀, 김행숙, 김혜순, 나희덕, 노혜경 마경덕, 문숙, 문정희, 박상수, 박성우, 박준, 박찬일, 송기영, 신해욱, 오경화, 오은 유안진, 유희경, 윤동주, 이경임, 이근배 이근화 이기철, 이생진, 이성미 이수명, 이승하, 이승희 이연주, 이원, 이은규, 이이체, 이장욱, 이재무, 이제니, 이제야, 이준규, 임승유, 장석주, 정호승, 조윤희, 조은, 조인선, 조혜은, 진은영, 진이정, 최승자, 최영미, 한명희, 한용운, 함민복, 허수경, 허연, 황인숙, 항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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